전주를 빠져나가 남원으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다 보면 기찻길 옆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는 학교.
1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며, 아이들을 맞이하는 은행나무가 첫인사를 건네는 학교.
2014년, 혁신학교에 첫발을 내디딘 남관초등학교를 방문해보자.
/편집자 주
|
 |
|
|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
|
◆학급별 특색교육
‘삶과 배움이 함께 있는 곳으로’
지난 7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큼 쨍한 햇볕이 내리쬐던 어느 날 아침, 4학년 친구들은 학교가 아닌 전주역으로 모였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국어-사회 통합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교과서와 교실을 넘어 한글의 우수성을 직접 보고 들으며 생동감 넘치는 수업을 경험했다.
11월이 되면 남관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은 서울로 BMW(Bus, Metro, Walking) 여행을 떠난다.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일정을 만들어, 함께 걷고 함께 소통하며 온몸으로 누리는 여행이다.
학생 수가 적은 학급의 한계를 장점으로 바꿔보자고 시작된 이 여행은 매년 아이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행사다.
곧 떠나게 될 올해 여행 역시, 졸업을 앞둔 6학년 아이들은 벌써부터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혁신학교 지정으로 남관초등학교에서는 이러한 특색 있는 학급 운영이 가능해졌다.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선생님들은 늘 함께 협의하고 아이들과 소통한다.
주어진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배움과 삶이 유의미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현장감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
 |
|
|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
|
◆학교와 마을이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과정
학생,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역주민까지 남관 가족 모두 함께 모여 신명나게 뛰고 즐기는 운동회 ‘어깨동무 한마당’, 아이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학교의 주인이 바로 우리임을 확인하는 1박 2일 야영활동 ‘오감만족 별빛 달빛’.
이러한 행사들은 모두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님들의 자발적 참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단순 참여가 아닌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민주적 교육주체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년 군으로 1~2학년 ‘조물조물 오감만족 놀이 활동’, 3~4학년 ‘숲 체험’, 5~6학년 ‘바느질과 뜨개질’ 수업이 학교~마을 공동체 교육과정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인적 및 물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마을공동체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이다.
|
 |
|
|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
|
◆같이의 가치 ‘다모임 활동’
“선생님, 저희들이 신나게 만들어서 한번 해보고 싶어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좀 주시면 안 돼요?”
아이들이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 NK 페스티벌은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학교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방향을 잡아주거나, 행사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해준다.
아이들은 해마다 주제가 있는 테마를 바탕으로 신나는 활동을 알차게 구성함은 물론(2017학년도는 크리스마스 이브 테마), 교육적 효과까지 스스로 고민한다.
거꾸로 교사들이 올해의 테마와 구성을 기대할 정도로 학생자치활동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남관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은 연 13회 모두 모여 다모임 활동 시간을 갖는다.
굵직한 학교 행사 전에 자발적으로 모여 아이들 스스로 결정해야 할 사항을 정하고 기획을 한다.
학교생활에 관련된 인성실천부, 놀이문화부, 봉사부, 환경디자인부 모두 4개의 부서를 나누어 학교의 주체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
주어지는 ‘임명장’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다모임 임원을 선출해 받게 되는 ‘당선증’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임원들, 내가 뽑은 임원들과 함께 교육자치의 소중함을 나누는 다모임 구성원들, 조금 더디지만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기획해 내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같이의 가치를 느끼며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역량을 길러주고 있다.
◆활발하게 진행되는
문화·예술·인문학 교육
아이들의 문화, 예술, 인문학적 소양과 올바른 감수성 향상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과목과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시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업은 학년군별로 1~2학년 책놀이, 3~4학년 우쿨렐레, 5~6학년 록밴드 수업이 진행된다.
또한 학년별 교육과정의 주제에 맞게 국악, 전문가 초청 글쓰기 논술 교육이 이뤄졌으며, 전 학년 꼼지락 문화예술교육 일환으로 짜맞춤 기법을 활용한 목공예 수업도 진행됐다.
매일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소리, 아이들이 땀 흘리고 손으로 직접 만져가며 완성해 나가는 수업들은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함께 노력하는 교사들
남관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도 함께 노력한다.
교내 교과 연구회인 ‘스위치-수업을 바꾸다’ 활동을 통해 다른 선생님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 나눔이 가능해졌다.
연구회 활동은 학생과 교사 모두가 즐겁고 만족할 수 있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지향하며 수업뿐 아니라 다양한 교원의 업무 경감 방안을 통해 수업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학부모 참여 수업, 동료 공개 수업, 학년군 통합 수업 등을 통해 개별 교사의 자발성이 강화된 일상 수업 나눔 문화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의 노력은 조금 더 발전돼가는 남관초등학교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