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e-전라매일 |
|
기(氣)의 어원은 ‘김을 올려서 밥(米)을 짓는다’에서 온 말로 모든 물질에는 기(氣), 곧 에너지(Energy)가 있다. 우리가 여름철에 즐겨 먹는 수박 하나만 보아도, 그 수박에는 천기(天氣:햇빛)와 흙에서 오는 지기(地氣:영양소)가 한데 뭉쳐 있는 기(氣) 덩어리이다. 물질이 소멸해 에너지로 변하고, 에너지가 변해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E=MC2) 역시 이 기(氣)를 지칭한 말이다. 따라서 삼라만상의 본원적인 것은 자연과학이나 정신과학에 있어서 모두가 음양의 조화에서 일어나는 기(氣)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氣)에는 에너지, 곧 힘이 있어 기(氣)가 흐르는 곳으로 마음도 가고 물질도 간다. 그러기에 파장이 같으면 기가 살아나 금시 친구가 되고, 어깨도 올라간다. 그러나 기가 죽으면 고개가 숙여지고 꼬리가 내려간다. ‘기(氣)가 세다’ ‘기가 잘 통한다(氣通)’, ‘기분(氣分)이 좋다’ 등도 이 기에서 비롯된 말이고, ‘기(氣)가 막히다’ ‘기분이 나쁘다’ 그런가 하면, 자고 일어나 사지를 쭉 뻗어 온 몸에(특히 두뇌)에 축기를 하는 ‘기지재’등도 다 기의 흐름에서 유래된 말들이다.
하늘(陽)과 땅(陰)이 서로 통해 만물을 생성하고 키워내며 그것들이 순환해 만물이 발전하는 것이 음양의 조화이다. 그리고 음양에서 비롯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곧 오행(五行)의 기(氣)가 우주 만물의 원천을 이룬다. 그러기에 동양인들은 자연이 변화하는 순환법칙의 과정을 이 오행계(五⾏界)에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오행의 시작은 목(⽊)이다. 목은 무(無)에서 뭔가 뚫고 솟구쳐 나오려는 운동으로 싹을 틔우며 올라가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표현하는 글자가 목(木:봄)이다. 이 목(⽊)을 통해 나온 힘이 이리저리 여러 방향으로 펼쳐지고 흩어지면서 만물이 무성하고 자라 확산하는 성질이 화(⽕:여름)의 개념이다.
그러다 화(火)의 기운이 극도로 팽창해 나아갈 때, 그 중재 작용을 하는 과정이 토(⼟), 곧 여름의 끝자락 장하(⾧夏)에 해당 된다. 이러한 토(土)의 중재 역할로 양(陽)의 기운이 점차 사그라들면서 (⾦), 곧 음(陰)의 계절인 가을이 시작된다. 그리해 그동안 팽창된 모든 양의 운동을 끝내고 만물의 결실인 열매와 잎이 떨어지면서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반성하고 자숙하는 숙성의 기간이 금(金:가을)의 계절이다.
금(金)의 운동으로 거두어진 기운은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작은 씨앗의 형태로 남아 음으로 정리된 태음(太陰)의 단계가 수(水), 곧 겨울이다. 땅 속에 그 기운이 응집되어 존재감이 없는 형태로 남아 있다가, 이 음(陰)의 기운이 다시 양(陽)의 기운 목(木: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기(氣)에는 서로 도와주는 상생(相生)의 기가 있고, 서로 억누르고 제어하는 상극(相剋)의 기가 있다. 때문에 동양에서는 상생과 상극의 기운을 잘 살펴 취하고 피하라 한다.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라고 일컫는 오행에도 서로 상극이 되고 상생이 되는 기운들이 있다.
예를 들어 불(火)에 나무(木)가 더해진다면 그 기운이 더욱 커지게 되어 불을 도와주는 격이 된다. 이러한 관계로 나무는 불을 생하고(木生火), 불이 타고 나면 흙을 생하고(火生土), 흙은 바위나 쇠를 생하고(土生金) 바위나 쇠는 물을 生(金生水)하며, 그 물이 다시 나무를 생(水生木)하게 하는 상생(相生)의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흙과 나무는 상극의 관계에 놓이게 된다. 나무가 흙의 기운(영양분)을 빼앗기 때문에 흙(土)과 나무는 ‘목극토(木剋土)’, 곧 상극의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흙은 물을 가두고(土剋水), 물은 불을 끄고(水剋火), 불은 쇠을 녹이고(火剋金), 쇠는 나무를 자르는(金剋木) 상극의 관계가 된다. 자연섭리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도 자기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해가 되는 만남도 있을 것이 아닐까 한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