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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스마트폰을 밤에 많이 보면 이 병에 걸린다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1.10.11 15:32 수정 0000.00.00 00:00

야간에 청색광을 많이 쬐면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돼 눈에는 치명적이다. 이로 인해 사고력까지 둔화될 수 있으니 적당한 시간 이외에는 자제하는 게 좋다.

ⓒ e-전라매일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불 속까지 가져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전자기기를 오래 사용하게 되면 눈 피로감, 시력 흐림, 압박감, 이물감과 같은 여러 비특이적 증상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통틀어 ‘디지털 눈 긴장증’이라고 한다.
휴대폰 화면을 오래 보고난 후 생기는 급격한 눈의 피로감도 디지털 눈 긴장증 증상 중 하나이다. 작은 휴대전화 화면을 집중해서 보려면 눈에서는 근거리를 보기 위한 조절이 계속 이루어져야 하므로 조절근 피로에 의한 조절 기능 저하가 생기고, 눈 깜빡임 횟수가 적어지면서 눈 표면의 눈물이 쉽게 증발되어 눈물층이 불안정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것이다.
필자도 올 봄에 며칠 동안 야간에 스마트폰 두세 시간 보기를 반복했더니 눈알이 충혈되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해 병원신세를 졌으며 덕분에 인공눈물을 꽤 많이 처방받아 온 기억이 새록 새록하다.
디지털 눈 긴장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정해놓거나 틈틈이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눈을 감고 쉬어주거나 원거리 물체를 보면서 조절근의 피로를 풀어주고, 필요한 경우 인공눈물 등 윤활제를 점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휴대전화 LED 화면에서 배출되는 청색광(또는 블루라이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 중 파장이 400~490 mm에 해당하는 푸른빛을 청색광이라고 하며, 적색과 녹색 빛에 비해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크다.
야간에 청색광을 많이 쬐면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돼 눈에는 치명적이다. 이로 인해 사고력까지 둔화될 수 있으니 적당한 시간 이외에는 자제하는 게 좋다.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크다 보니 청색광이 눈에서 각막,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도달했을 때 세포 손상을 일으켜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전자기기의 청색광이 황반변성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밝힌 연구는 이루어진 것이 없어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청색광은 전자기기 화면에서뿐만 아니라 자연의 태양빛이나 실내 LED 등에서 방출되는 양만 비교한다면 휴대전화 LED 화면보다는 태양에서 나오는 청색광 양이 훨씬 많다. 밝은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광독성으로 인해 망막질환이 생길 수 있는 것과 같이 강한 밝기의 LED 전구를 가까이서 직접 바라볼 때는 문제가 되겠지만 일반적인 휴대전화나 전자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으로 인해 황반변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
반면, 청색광이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망막에는 사물의 형태와 색깔을 인지하는 시세포 외에 빛을 감지함으로써 생체리듬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시세포도 존재한다. 야간에 청색광을 쬐면 우리 몸에서는 햇빛을 받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해 안과 전문의들은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전에 휴대전화를 보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눈 피로감과 시력 흐림 증상 등이 계속된다면 정확한 눈 상태 점검을 위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눈은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아니 어쩌면 심장만큼 소중한 우리 신체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눈이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잘 관리해 소경 아닌 소경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당부하며 글을 마친다.

/김혜란
편집위원
전주지역아동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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