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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치킨가게 사장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06.12 18:41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치킨업계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바로 치솟는 식용유값 때문에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통(18ℓ)에 4만 원대에 구매했던 콩기름 값이 올 들어 5만원을 훌쩍 넘겼고 곧 6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상당수의 치킨가게는 지난해 이미 기름값 인상분을 반영해 전 메뉴 가격을 소폭 인상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닭고기 원육과 기름값 마저 뛰고 있기에 가격을 또 올릴 수 없어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가족들이 가게로 나와 일을 도와주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똥이 국내 치킨 업계로 튀었다.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와 해바라기씨 최대 생산국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가 멈추자 전 세계적으로 ‘식용유 쇼크’ 현상이 나타면서 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사료 값이 인상되면서 닭고기 가격도 비싸지고 있다. 여기에 배달 애플리케이션 수수료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치킨집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치킨 한 마리에 3만 원을 받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 따르면 치킨집에서 주로 쓰는 오뚜기 콩식용유(18ℓ) 최저가는 56,170원으로 5개월 전인 1월 2일(49,170원)에 비해 14.2% 올랐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백설 카놀라유(18ℓ)는 56,380원에서 63,760원으로 13% 뛰었다. 이처럼 치솟는 식용유 가격에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울게 되는 상황이니 업계가 폭탄을 맞은 듯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콩기름 도매가는 33,000원대였다. 그러나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콩 생산지의 작황 부진과 바이오디젤용 콩기름 수요가 늘어나면서 값이 50% 이상 뛰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가격 오름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이달 초 대두유(콩기름)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71.20센트로 지난해 말(55.85센트)보다 27.4% 올랐다.
닭고기 값도 많이 올랐다.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이 들썩이자 사료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비싼 사료 값에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며 지난달 도계 마릿수는 6,638만 마리로 전월 대비 17.4% 감소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1㎏) 가격은 2,790원으로 10년 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1890원)과 비교해서는 47.6%나 인상된 금액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달비도 인상되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3월부터 ‘배민1’ 서비스에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 기존 요금제는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이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중개 수수료는 6.8%, 배달비는 6,000원으로 변경됐다. 새 요금 체계의 세 가지 유형(기본형·절약형·통합형) 중 외식 업주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기본형 기준이다. 만약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주문 받으면 업주는 중개 이용료(1,360원), 결제 정산 수수료(460원), 고객과 반씩 부담한 배달비(3,000원), 부가세(782원) 등 5,600원을 제외한 14,400원만 손에 쥘 수 있다. 총 매출에서 배달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만 28%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일부 외식 업주들은 “배민으로 주문하지 말아달라”며 보이콧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부 업주들은 “경쟁이 치열한 곳은 음식점 부담 배달비가 6,000원 중 4,000원 이상”이라며 “결국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손해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의 불씨도 점화되고 있다. 원재료 값 인상에 부담이 커진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가격을 올려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가맹점의 반항도 시작되고 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조리된 치킨의 소비자가격을 합리적으로 인상하는 방법이 최선일 듯싶다. 지난해 말 교촌치킨과 bhc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메뉴 가격을 1,000~2,000원가량 인상한 바 있다. 필자의 생각도 가격인상이 대안같아 보인다. 혼자만 돈을 벌기 위한 배타적 가격인상이 아닌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선량한 취지의 치킨가격인상은 생산자나 소비자,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유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해 보인다.

/박재선
편집위원
㈜꺼구리푸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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