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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눈] 급과 격(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08.15 18:06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한 사람의 인격체를 등급으로 매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각각 타고난 재능이 다르고 쓰임이 다르며, 이 세상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단 하나뿐인 원석이 아니던가!
사람이 사람 위에 군림해서도 안 되고 어떤 이유로라도 타인을 무례하게 대해서도 안 되며 더군다나 등급을 매겨 한 줄로 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저마다 독특한 빛깔과 향기와 소명으로 세상에 머물다 가는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모든 사람이 다 일등이고, 모든 꽃이 다 한가지 색이라면 다스리고 구획을 정하기는 편리할지 모르지만 얼마나 건조하고 재미가 없겠는가? 악취가 있기에 향기가 돋보이고, 일그러진 모습이 있어 반듯한 모양이 괜찮아 보일 것이니, 부족하면 조금 남는 쪽이 채워주고 서로의 자리를 인정해주면 될 것이다.
빛의 뒷면은 언제나 그림자인 것을 익히 알면서도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잊고 산다.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차별하고 차등을 해서는 절대 안 되지만 사람마다 지니는 격은 똑같을 수가 없다. 사람이 가지는 격은 어떻게 자신을 연마하고 처신하느냐에 따라 빛이 나기도 하고 그늘이 드리워지기도 한다. 인격은 단순히 학력이 많고 적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부단히 갈고 닦음으로 만들어지는 격조이니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겠다. 제 앞가림에도 서툴면서, 한발 앞서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허울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나눠온 지 9년째 되어 간다.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 위해 꾸밈없는 나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옛말에 “된 사람은 칭찬을 받을수록 겸손하며, 못난 사람일수록 제 몸 추켜올리기에 급급하고 작은 칭찬에도 자기가 최고인 양 날뛴다” 하였다. 교단생활 36년을 스스로 접고, 자유인이 되어 어린이 세상에서 어른 세상으로 나와, 어른들만을 상대하다 보니, 제각각 세상살이의 스팩을 쌓은 분들이라 대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읽혀졌는지 미안할 정도로 깍듯이 대하며 열심히 따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세울 것도 없지만 교사라는 권위를 내려놓고 대해준 대가를, 오만방자함으로 되갚는 사람들도 있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타고난 인간의 급은 차등을 둘 수 없지만, 부단히 연마하여 쌓아 올린 격조는 인품으로 드러나는 것이니 끊임없이 다듬고, 언행을 삼가할 일이다.
실낱같은 가능성을 격려 차원으로 칭찬해주면 기고만장하여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는 사람,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날까 염려스러운 그대, 혹은 내가 아니었는지 걱정해볼 일이다.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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