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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였어도
보았다고 하지 말자
들렸어도
들었다고 하지 말자
만났다고 사랑이라
지레 짐작하지 말고
떠난다고 가슴 타지 말자
하루 내내 기다렸어도
고개는 숙이지 말자
밤새 그리워했어도
아침이 밝으면
눈빛 하나 붉히지 말자
그저 장승처럼
눈 부릅뜨고 흔들리지 말자
<시작노트>
지금은 쇠락한 동네 입구에 어쩌다 서 있는 장승, 색깔은 그만두고 모양조차 이그러진 그 장승. 한때는 우상이 되어 사람들이 떠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철없는 이들의 발길질 당하기 일쑤인 장승. 할 일없는 나는 가끔 그 장승의 속내를 짐작해 본다. 나 하나 지키기도 힘들었던 세월, 눈 꼭 감고 장승처럼
/이 존 태
전북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