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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요일별 특집

[온고을 문학산책] 페르소나persona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09.20 18:23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가시를 숨긴
오월의 덩굴장미가 붉게 웃는다
관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바람이 꽃잎을 터트리며 무대는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봄을 연주했던
화려한 꽃들이 지고
대본 속의 가면을 연기하는 배우들
삶의 흔적들이 늦가을 낙엽처럼 무너지고
환각으로 달려오는 불꽃
왕좌를 차지한 폭군은
치열한 모습으로 무지한 배역에 침몰한다
청동 칼날을 벼리며
무자비한 연기에 몰두할 때 관객들은 소름이 돋는다
받침 떨어진 백일의 가면극은
커튼콜을 받지 못하고
푸르름이 시들어 버린
회색 도시처럼 무대는 황량하다
백일잔치가 벌어지고
젖비린내 풍기는 옹알이가 단말마斷末摩의 비명처럼 들린다
엔딩 크레딧이 그림자처럼 허공에 드리운다

<시작노트>
페르소나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만든 용어로 에트루리아의 어릿광대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인간들은 가면 뒤에 진정한 나를 숨기기도 한다. 그러나 위정자나 종교지도자 등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진실 되어야 한다. 요즘 항간에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사자성어가 회자 되고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얘기다. 국가적,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지도층의 말과 행동에 진정성이 없다면 그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희롱하는 것이 된다. 특히 한 국가의 지도자의 언행은 한 치의 거짓도 허용되지 않는다.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 언행의 불일치나 겉과 속이 다르다면 그야말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내 빈
전북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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