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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월요시문학 <흰 그늘 같은 무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01.05 16:23 수정 2025.01.05 04:23

흰 그늘 같은 무늬 - 이현복 시인
 

그가 내 꽃밭을 간섭하는 동안
남색 푸른 하늘소가 날아오는 동안
귓속에 이명이 꽃피는 동안

꽃은 꽃
하늘소는 하늘소

반딧불이와 해가 짧아지는 동안
호수가 산을 간섭하는 동안
그믐밤에 흰 빨래가 펄럭거리는 동안

구름과 달빛
빨래와 바람

흰 그늘 같은 무늬를 생각하는 동안
꽃잎이 시드는 동안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동안


<약력>
충청북도시인협회 회원
2019년 시집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 출간
2021년 시집 『꽃과 밥 사이』 출간
2021년 윤동주 신인상 수상

〈시작노트〉
살아가는 일이란 흰 그늘 같은 무늬의 시간, 세상의 아름다운 파노라마가 비로소 조금 보이고 들린다 계절의 간섭을 받는 동안 홀로 우는 풀벌레소리와 10월의 햇빛에 내 그림자를 밟는 시간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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