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 류성후
지아비 바다로 보내고
한숨을 흩어버리려
까꾸리 물안경 정게호미 망사리
바다는 지어미의 하얀 포말을 껴안는다
제주도 우도 해녀의 섬
테왁에 몸 부려 파도를 타고
무거운 삶의 무게를 달고 바다 깊이
그까짓 관절이야
어차피 닳아져야 한다
가시고기처럼 뜯겨져야 해서
세상의 숨이야 창자 끝까지 감추고
질긴 생의 무게를 지고
바다 저 밑 바위 더듬어
삶의 어휘를 캐어 담는다
솟아올라 세상을 풀어내는 숨비소리
호~오~이~!
바다가 품어 준 깊은 숨
뿌리 깊은 응어리를 하늘에 풀어내며
해녀는 질긴 문장의 삶을 파랗게 써내려 간다
<약력>
문학박사
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
전북시인협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
서울시인협회 회원
2022. 월간 <시> 등단
2022-2024. 계간지 <씨글> 편집장
<시집>
<바람의 산책>(2020)
<아내의 변신>(2022)
<숲을 웃다>(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