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PD
2025 을사년 새해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새해는 늘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시간을 고대하지만 문밖에는 어둡고 캄캄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12.3일 비상계엄으로 뒤숭숭한 우리에게 12.29 새해를 며칠 앞둔 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총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어처구니없는 끔찍한 사고는 무거운 12월의 마지막 날에 다시한번 우리 모두를 흔들어 놓았다. 올해가 가기 전 크리스마스 여행으로 태국에서 마지막 휴가를 다녀온 많은 가족들이 타고 있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보잉 737-800 여객기가 착륙 도중 한 줌의 폭탄이 되어 폭발한 참사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신속하게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위로금과 치료비 등의 지원을 발표했다. 정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소재를 밝히고, 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지만 2022년 10월 29일 밤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로 159명의 어이없는 죽음의 사고에 진상규명이나 누구 한 사람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은 오늘 다시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179명의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은 의심스럽다. 아직도 10, 29 이태원 참사는 수많은 사람이 모일것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책임을 맡은 용산구청이나 용산경찰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등 정부 기관들이 예방, 참사 대응이나 수습 등 관리나 대처를 하지 못해 발생한 사회적 재난임에도 참사 이후에도 아직까지 정부와 용산구의 부적절하고 부실한 조처와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지켜봐야 하는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는 2년이 지난 시점에도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도 역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촉구 집회 현장에서 다른 시민들을 위해 카페나 식당에 ‘선결제’를 했던 연대의 손길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도 나타났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의 한 카페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랍니다. 선결제 됐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작은 위로가 되었다. 작년 12월의 윤정권에서 일어난 연달아 일어난 엄청난 재앙임에도 새해의 희망과 기대를 놓칠 수 없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 모습에 전 세계 외신들은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K-pop 음악에 맞춰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고, 기상천외한 문구들이 등장한 깃발들을 실시간 방송과 SNS 영상을 통해 ‘이런 시위 문화는 처음이야’ 라며 놀라고 있다. 프랑스 AFP는 시위 참가자들이 에스파의 노래 ‘위플래시’에 맞춰 뛰면서 “탄핵 윤석열!”, “사퇴, 윤석열!”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소개했고, 영국 BBC는 “주최 측이 K-pop을 크게 틀자 사람들이 춤을 추고, 노래 부르고 응원봉을 흔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반 왓슨 CNN 기자는 리포터에서 "얼어붙은 추위에도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마치 K팝 파티 같은 축하 파티가 열렸다."고 전하며 오색 응원봉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외신들은 ‘신기하고 놀랍다’ ‘새롭다’는 반응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조명을 몸에 휘감거나,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집회에 나선 젊은 세대를 보여주며 ‘한국이 정치 시위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줬다. 젊은 세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참여와 헌신은 한국 민주주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라고도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