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설과 한파로 전북특별자치도가 비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지역이 대설과 한파, 강풍 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시군별 전담 상황관리관을 통해 도로와 비닐하우스 등의 제설과 한파 조치에 나선 것이다.
여객선과 항공기 운항은 통제된 상태이고, 어선들도 대피했다.
앞서, 9일 오전 6시 현재 전북지역 적설량은 무주 덕유산이 29.3㎝로 가장 많고, 순창 복흥 23.1㎝, 진안 13.6㎝, 전주 12.3㎝, 완주 9.7 등을 기록했다.
폭설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고 눈이 쌓이면서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아졌다.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은 물론 시설물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 현재 전북지역에 폭설로 인한 미끄럼, 시설물, 교통사고 등 사건·사고는 총 13건으로 나타났다. 도로를 걷던 시민이 낙상 사고를 입는가 하면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인근 논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설 속에 대로의 제설작업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이면도로는 상황이 다르다. 좁은 길까지 제설의 손길이 뻗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해도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시군 공무원들이 새벽에 골목 제설활동을 펼쳐보지만, 한계가 있다.
내 집 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자세로 제설에 동참한다면, 대로는 물론 이면도로, 골목까지 교통과 보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한파다. 내린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 없지만, 한파로 인해 결빙 사고, 수도권 동파 등이 우려된다. 특히 내렸던 눈이 녹아내려 아스팔트에 스며든 채 얼어붙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암살자인 블랙아이스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도로 결빙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언제든 예고치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건물 옥상이나 상가, 주택 지붕 등에 쌓인 눈이 녹아내리면서 한파로 인해 만들어진 고드름이 흉기가 될 수 있다.
자칫 보행자와 차량에 떨어질 경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건물주와 입주자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서는 위험 요소가 해소될 때까지 예찰 활동과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 속에서 폭설 등 자연 재해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힘이 되기는 하지만, 자연재해에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한 민관협력기구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민생이 파탄지경에 처해 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안전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공공장소와 산업현장, 가정 등 도처에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제자리라면 문제가 된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만 호들갑을 떨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발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매뉴얼을 만들어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 지역사회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