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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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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느라 쉬던 경력을 다시 살리려 했는데, 나이 많고 경력 공백 있다는 이유로 매번 문턱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김민정 씨(가명)는 지난 1년간 수십 차례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단 한 번도 면접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씨는 “대형마트, 계산원 등 다양한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거절 당했다”며 “다시금 원서를 넣었지만 이번엔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지난 4월 전북 여성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와 고용률이 하락하면서 임시·일용직과 자영업 일자리 감소로 여성이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전주사무소가 14일 발표한 ‘4월 전북 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만 명 줄어든 44만 4000명으로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는 1000명 줄어 53만 3000명을 기록하며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여성 고용률은 56.8%로 전년 대비 2.4%p 하락해 전체 고용률(63.2%)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며, 임시근로자는 1만 3000명(-7.5%), 일용근로자는 5000명(-14.3%) 줄었고,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도 각각 2만 8000명(-10.7%), 1만 명(-13.6%) 감소했다.
단시간 취업자(주 36시간 미만)도 2만 6000명 줄어 -10.3% 감소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직종별로 여성 비중이 높은 서비스·판매직이 1만 4000명(-6.8%), 농림어업숙련직이 1만 6000명(-10.2%) 감소했으며, 여성 실업자 수는 1만 3000명으로 2000명 증가했다.
여기에 실업률도 2.7%로 전년 대비 0.5%p 상승했다. 하지만 남성은 실업률이 0.3%p 하락해 2.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침체 영향으로 산업 구조 재편과 비정규직 축소가 맞물리면서 중장년 여성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읍에 거주하는 박모(60·여)씨는 “남편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병원에서도 나이가 많다며 뽑지 않더라”며 “요즘엔 단기 일자리도 젊은 사람 중심이라 들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북도는 직업능력개발 훈련, 취업 알선, 근로여성 고충 상담, 문화·복지 연계 사업 등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 전북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성 다수가 종사하던 자영업과 무급가족종사 직종이 산업 구조 변화 속에 무너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지자체가 단기 아르바이트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직무교육과 재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여성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정미 전북여성경제인협회 지회장은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으로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며 "먼저 신산업 육성 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여성 경력단절 예방 및 재취업 지원으로 새일센터를 통한 현장맞춤형 직업교육훈련 제공 등 취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