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갑)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국가유산의 산업화를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김 의원은 12일, 문화재의 콘텐츠화와 디지털 복원, 산업적 활용까지 포괄하는 「국가유산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국가유산을 전통적 보존의 차원을 넘어, 콘텐츠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국가유산,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국가유산산업은 최근 급속히 주목받는 문화산업 분야로, 게임, 영상, 전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인기 게임 ‘검은사막’을 개발한 펄어비스가 게임 속 가상공간에 ‘경복궁’을 구현한 프로젝트가 있다. 이를 위해 경복궁의 원형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게임 배경으로 활용되었으며, 이는 국가유산의 디지털화와 산업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김 의원은 “국가유산은 이제 단순히 보존 대상이 아니라, 미래세대와 세계를 향해 한국의 미와 얼을 알리는 산업자산”이라며 “게임, 영화, VR 등으로 활용되며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 대응을 위한 디지털 원형 기록도 포함
이번 법안은 산업화뿐 아니라, 자연재해나 사고로 인한 문화재 소실에 대비하기 위한 디지털 원형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포함하고 있다.
김 의원은 “올해 3월, 산불로 인해 소실된 문화유산들이 많았다”며 “향후 복원과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원형 기록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유산청은 2024년 개편을 통해 ‘국가유산산업육성팀’을 신설했지만, 아직까지는 해당 산업의 정의와 체계를 뒷받침할 개별 법령이 부재한 상황이다. 영화, 음악, 만화 등 여타 문화산업은 이미 별도 법률로 규율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주서 세계국가유산산업전 열려
이번 법안 발의와 함께 경주에서는 ‘2025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 한창이다.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9개 업체와 기관이 참여해 디지털 복원, 3D 스캔, AI 기반 문화재 분석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국가유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국가유산산업은 단순한 전시나 보존을 넘어, 기술과 콘텐츠가 결합된 미래 산업”이라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으로 연결하는 이 산업을 체계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전북을 비롯한 지역의 풍부한 유·무형 자산도 본격적인 콘텐츠 산업으로 육성될 전망이다. 문화재가 박물관을 넘어 게임과 영화, 디지털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