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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눈박이 진돗개.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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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개 진돗개의 다양한 털색이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이번 성과는 진돗개의 품종 정체성과 진화적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1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돗개의 털색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변이를 고해상도 유전체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진돗개 112마리의 유전체 정보를 정밀 분석해 이뤄졌으며, 각기 다른 털색을 가진 개체들 사이의 유전적 차이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대상은 네눈박이(블랙탄) 32마리, 흑구(흑색) 31마리, 호구(호피) 12마리, 백구(흰색) 20마리, 황구(황색) 17마리였다.
연구진은 털색 형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 가지 주요 유전자(CBD103, MC1R, ASIP)에서 진돗개 고유의 변이를 발견했으며, 이로써 품종 정체성을 규명할 수 있는 유전적 근거를 확보했다.
특히 네눈박이 개체에서만 나타나는 특이 유전자 변이(CBD103)는 외국 견종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독자적인 유전형으로, 진돗개의 유일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이 변이는 털색 뿐 아니라 외형적 특징의 분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 나아가 이들 네눈박이 진돗개의 유전체에서는 서유라시아 지역의 고대 늑대에서 관찰되는 유전자형이 공통적으로 발견돼, 진돗개 조상견과의 유전적 연결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단순한 외형적 분류를 넘어 진돗개의 진화적 계보와 기원에 대한 과학적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진돗개의 털색과 유전 형질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첫 사례로, 품종 보존과 국제 공신력 확보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번 성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Genomics' 2025년 3월호에 게재되며 학문적 공신력을 확보했다.
한만희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 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진돗개의 진화적 다양성과 유전적 가치를 입증하는 출발점"이라며 "천연기념물로서 진돗개의 품종 가치를 높이고, 혈통 보존을 위한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