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손잡고 고운 삶 펼치려
희망 노래 부르던 나
살아가는 일이 생각보다 고달파 가끔 너를 놓치고
어쩌다 나조차 잊곤 해
너를 향한 길은 멀고 아득해서
자주 주저앉곤 하지
소리 없이 무너지는 날엔 가슴속 등불 하나 꺼내
다시 너를 마중 나서면
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주었지
너를 잃은 날
서로 갈라진 마음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어
가슴으로 다 담지 못한
고통과 후회들이 발끝에 쌓이고
그렇게 걷던 텅 빈 길
슬픔을 입은 날들
여름 지나 가을 근처에서 마침내 너를 다시 만났어
마주 잡은 손
이제는 놓지 않을 거야
같이 걷는 길 위에 바람이 가져다준
마르지 않는 마음이
발끝에 소복이 쌓인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꿈」은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꿈’에 대한 간절한 회귀와 그것을 다시 붙드는 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에서 ‘너’는 단순한 타자가 아니라, 화자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지향하는 가치, 곧 ‘꿈’의 은유적 대상이다. 시인은 ‘너와 손잡고 고운 삶 펼치려’는 희망을 품고 출발하지만, 현실의 무게는 그 이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일이 생각보다 고달파’라는 현실적 고백은 누구나 겪는 인생의 피로와 좌절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꿈을 향한 길이 멀고 아득하게 느껴질수록, 화자는 자주 ‘주저앉고’ 자신조차 놓치게 되며, 이는 꿈에서 멀어지는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시인은 ‘가슴속 등불’을 꺼내 들고, 다시 꿈을 향해 걸어간다. 이 등불은 희망, 기억, 혹은 잃지 않은 내면의 진실로 해석되며, 결국 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주었다.
‘너를 잃은 날’부터 시작되는 중·후반부는 꿈을 놓쳤던 시기의 후회와 슬픔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갈라진 마음’, ‘발끝에 쌓인 고통과 후회’는 삶 속에서 꿈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강렬히 표현한다. 하지만 시는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름 지나 가을 근처에서 마침내 너를 다시 만났어’라는 대목은 시인의 인내와 기다림, 그리고 다시 꿈을 회복하는 기쁨을 담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이제는 놓지 않을 거야’는 단호한 의지의 표명이자, 다시는 꿈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같이 걷는 길 위에 바람이 가져다준 / 마르지 않는 마음’은 꿈을 붙든 이가 느끼는 감정의 충만함, 그리고 그것이 일상 속에 조용히 축적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람은 흔들림이 아니라 다시 걷게 하는 힘이며, ‘마르지 않는 마음’은 꿈을 향한 진심이 이제는 소진되지 않음을 암시한다.
결국, 시「꿈」은 좌절과 상실, 그리고 회복과 의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꿈을 잃고 다시 찾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표현은 절제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고단함 속에서도 끝내 꿈을 놓지 않는 태도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