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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T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 임시총회, 법정 다툼으로 비화

이강호 기자 입력 2025.09.11 15:45 수정 2025.09.11 03:45

절차·기록·공증 모두 빠져… 조합 신뢰 ‘뿌리째 흔들려’

전주 효자주공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효자주공 조합)이 개최한 임시총회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관과 법률이 정한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천억 원 규모의 재건축 사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열린 임시총회를 두고 조합원 이종일 씨는 전주지방법원에 ‘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특정 임원의 해임을 둘러싼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이번 소송은 조합 운영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이 발의해야 하는 임원 해임 안건 요건 충족 여부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 총회 소집 과정에서도 적법성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형식만 민주주의를 흉내 낸 수준”이라며 절차적 하자를 지적한다.

표결 과정도 불투명했다. 출석 인원과 찬반 현황이 기록되지 않았고, 서면결의서 관리에서도 중대한 문제가 발견됐다. 특히 총회 다음 날인 8월 15일, 조합 사무실 CCTV에 이미 제출됐어야 할 서면결의서가 뒤늦게 개봉되는 장면이 포착돼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공증 절차도 생략됐다. 참석자 명부 확인, 정족수 충족 여부, 서면결의서 진위 검증 등이 이뤄지지 않은 이번 총회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합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린 사례”라고 평가했다.

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재산권과 직결되는 대형 사업이다. 이번 사안은 특정 임원 문제가 아닌 조합 운영 전반의 신뢰 위기로 번지며, 사업 정당성마저 흔들고 있다. 조합 집행부가 서면결의서 검증을 회피하고 의사록 공증조차 생략한 점은 스스로 법적 분쟁을 불러온 결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서면결의서가 뒤늦게 열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게 정상적인 조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공증도 없이 총회를 강행하는 것은 조합원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이대로라면 재건축은 물 건너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소송 결과는 효자주공 재건축 사업 전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총회 결의를 무효로 판단할 경우, 조합 집행부의 권위는 크게 흔들리고 사업 추진 역시 장기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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