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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취소…법원, 안전·환경 검토 미흡 지적

송효철 기자 입력 2025.09.12 14:54 수정 2025.09.12 02:54

사업 전면 재검토 불가피, 항소 여부 향방 주목

서울행정법원이 11일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30여 년간 추진돼 온 새만금공항 건설은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이번 판결은 입지 선정 과정과 안전·환경성 평가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내려졌으며, 정부가 목표로 한 2029년 개항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원의 판결 요지

재판부는 공항 부지 반경 13㎞ 내에서 발생 가능한 조류 충돌 위험이 과소평가됐다는 점을 첫 번째 취소 사유로 들었다. 실제 평가에서는 연간 최대 45.9회의 조류충돌 가능성이 산정됐지만, 국토교통부가 특정 모델을 활용해 위험도를 축소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무안국제공항 등 기존 공항의 수치와 비교할 때 수십 배 높은 수치로, 항공 안전성 확보가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과 인접한 수라갯벌을 포함한 생태계 영향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저감 대책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실효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환경성 평가가 부실하다고 판단했다.

경제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만금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B/C) 지표는 0.479에 불과해 사업비에 비해 편익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지정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제됐다. 재판부는 이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에는 1,297명이 참여했지만, 법원은 이 가운데 소음 피해가 직접적으로 예상되는 세 명만 원고 적격성을 인정했다. 나머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피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다만 본안에서 기본계획 자체가 취소되면서 사업 추진의 법적 기반은 사실상 무너졌다.

새만금공항은 전북 군산 옥서면·옥도면 일대 매립지 약 3.4㎢에 활주로와 여객·화물 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8,077억 원에서 최대 9,395억 원으로 추산된다. 2022년 6월 기본계획 고시 이후 올해 11월 착공,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북권의 국제 물류·관광 거점 육성,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이라는 명분이 강조됐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철새 도래지 훼손, 경제성 부족, 절차적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이번 판결이 이러한 우려를 제도적으로 확인한 셈이 됐다.

국토교통부는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항소 여부를 포함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항소가 제기될 경우, 상급심 판결 전까지 기본계획의 효력은 유지되지만, 착공 등 실질적 행정 절차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추가 안전·환경 보완 검토 없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사업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 개항 목표였던 2029년은 이미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고, 보완 연구와 대안 검토 과정에서 수년 이상이 추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판결은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등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인 신공항 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타 면제, 환경·안전 검토 간소화 논란이 비슷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새만금 판례”가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 안전, 생태계 보전,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상충된 가치 속에서, 법원이 안전과 환경을 우선시한 이번 판결은 향후 인프라 개발 사업 전반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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