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전북 지역을 강타했다.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 중 하나가 법적·제도적 기반부터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밑줄 긋는 위기”라는 언론 표현처럼 전북의 성장 전략과 지역균형발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법원은 조류 충돌 위험성 과소평가, 환경성평가 미흡, 경제성 낮음 등을 이유로 기본계획을 취소할 것을 명령했으며, 이로 인해 사업 전면 재검토와 항소 여부가 곧 도정의 최대 과제가 됐다.
전북 정치권 “유감” vs 환경단체 “정당한 판결”
전북지역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법원 결정을 비판하면서도 사업 정상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판결 직후 “도민의 간절한 염원과 국가 균형발전의 약속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라며 “항소 절차에 돌입해 새만금공항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반드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도의원들 역시 “법원의 취소 논리가 한쪽 주장만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국토부에 절차 보완을 통한 사업 정상 추진을 주문했다.
반면 환경단체 및 진보정당 측은 “이번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위기다. 진보당 전북도당은 “조류 충돌 위험성과 환경성 평가의 부실함이 명확히 드러났다”며 사업 재설계와 환경을 우선하는 개발 방안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이번 판결이 전북의 안전과 생태를 지키는 의미 있는 선례”라고 평가했다.
주변 지자체 “불안감 고조”…새만금 인접 도시들 비상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등 새만금공항과 직간접 이해관계가 있는 지자체들은 극도의 우려를 표명했다. 군산시는 이번 판결이 새만금 트라이포트(항만·도로·공항 연계 물류거점) 계획에 악영향을 줄 것을 걱정하면서 중앙정부와의 적극적 협의를 강조했다.
김제시는 국제공항이 전북 내 유일하게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역관광·산업 유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고, 부안군은 주민 염원을 거론하며 사업이 차질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도의 ‘항소 및 보완전략’ 시나리오
전북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일단 항소를 통한 법적 대응을 공식화했고, 국토교통부 및 중앙정부와의 협업 하에 재검토와 보완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관영 지사는 입장문에서 항소 절차 개시를 밝히며, 안전성과 환경성 관련 평가는 물론 경제성 지표 보완, 입지 선정 절차의 투명성 확보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최종 확정 판결 전까지 기본계획의 효력은 유지되므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했고, 예비타당성 조사 재개 가능성 등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지적한 조류 충돌 위험 및 생태계 훼손을 어떻게 낮출지에 대한 기술적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전망: 2029년 개항은 안갯속
본래 정부는 2029년 새만금공항 개항을 목표로 해 왔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로 인해 이 일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착공은 기본계획의 법적 유효성 회복과 보완된 환경 및 안전성 평가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항소심,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주민 소음 대책 마련, 입지 위험성 보완 연구 등이 수년간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시사점: 개발 vs 보존, 균형의 새로운 기준
이번 판결은 전북만의 사안이 아닌, 전국의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사업들, 환경성 및 안전성 평가가 논란이 되던 여러 SOC 사업들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과 전문가 검토의 엄밀함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북은 앞으로 이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업 추진과 환경 보존 사이에 균형을 잡을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전북도의 실질적인 대책으로는 ▲항소 제기 및 항소심 대응 준비 ▲조류 충돌 위험 평가 및 생태계 영향 재검토 ▲사업비 대비 편익 재측정 ▲주민·환경단체와의 소통 강화 ▲착공 일정 조정 및 계획의 투명성 강화 등이 예상된다.
앞으로 전북도의 발표 및 국토부 대응, 항소심 판결 방향이 이 사안의 향배를 가를 것이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