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의 국외출장 적정성 심사 누락과 결과보고 비공개 사태가 불거지면서, 전북 도내 기초지자체 문화재단 전반에 대한 운영 투명성 강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전주문화재단 논란, 내부통제 부실 드러내
전주시는 감사 결과, 전주문화재단이 최근 2년간 국외출장 3건을 적정성 심사 없이 승인했고, 계획서와 결과보고서 10건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또한 업무추진비 한도 초과, 휴직자 성과급 지급, 외부강의 승인 누락 등 14건의 부당 행위가 드러나 직원 18명이 훈계나 주의 처분을 받았다.
재단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절차를 강화하고, 향후 보고서 공개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시민사회와 지역 예술계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제도 개선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익산문화재단, 수의계약 과다 집행 지적
유사한 문제는 도내 다른 문화재단에서도 반복돼 왔다. 특히 익산문화재단은 최근 몇 년간 과도한 수의계약 체결로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실제 2022년 한 해에만 총 276건, 약 23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경쟁입찰보다 수의계약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불러왔으며, 익산시의회에서도 “계약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재단은 홈페이지에 수의계약 내역을 공시하고 있으나, 게시 주기의 불일치와 일부 누락 등으로 형식적 공개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재단의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예산 집행과 계약 관리에서 더 엄격한 공적 책임이 요구된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북도, 제도 개선 나설까
이번 사태로 전북도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단은 대부분 지자체 출연기관으로, 도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로 꼬집힌다.
문화계 전문가들은 “각 시·군 문화재단의 운영 기준이 제각각이라 부실 관리가 반복된다”며 “전북도가 총괄 차원의 운영 매뉴얼과 평가 지침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투명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북도는 현재 출연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재단의 국외출장 심사나 수의계약 집행 내역 등 세부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장치는 부족하다. 이에 따라 도 차원에서 △출연기관 운영 가이드라인 통합 △정보공개 의무화 △외부 전문가 참여 감사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
전주와 익산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는 개별 기관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허점으로 분석된다. △출연기관 자율성과 공공 책임의 불균형 △정보공개 소홀 △감사·심사 제도의 실효성 부족이 공통된 문제다.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없이는 시민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 문화재단이 공적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전북도와 지자체, 재단이 함께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