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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추석 연휴가 끝난 자리, 전북 민심의 한숨을 들어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0.12 15:11 수정 2025.10.12 03:11

민족의 대명절 추석의 기나긴 연휴가 끝났다. 올해는 비교적 긴 연휴 덕에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난 이들이 많았다. 전북 곳곳의 도로가 북적였고,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전통시장에는 웃음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명절이 끝난 뒤 남은 것은 따뜻한 온기보다 묵직한 한숨이었다. 고향집 식탁에 올랐던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물가, 일자리, 경기 침체였다. “살기가 갈수록 팍팍하다”는 말이 도민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전북의 민심은 한마디로 ‘불안과 피로감’이다. 물가는 연일 오르는데 소득은 제자리이고, 농어민과 자영업자는 경기 침체에 지쳐 있다. 전주, 익산, 군산 등 주요 도심 상권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새만금 사업의 불신, 산업단지 침체, 지역대학의 위기까지 더해지며 지역 경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명절이면 “앞으로 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던 목소리마저 올해는 힘이 없다.
도민들의 체감경기가 이토록 냉랭한 이유는 명확하다. 중앙정부는 각종 통계를 내세워 경기 회복을 말하지만, 서민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쌀값은 떨어지고 농자재 가격은 치솟았으며, 농촌 인력난은 심각하다. 중소기업은 인력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치고,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야만 미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전북의 현실은 ‘경제 회복’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를 보여준다.
정치권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명절 민심의 밥상머리에서도 정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기대보다 실망이 컸다. 여야는 여전히 정쟁에 매달리고, 지역 현안을 함께 풀어가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전북 발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도민들은 “정치가 지역을 외면하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곳곳에서는 변화를 향한 작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을 만들고, 전북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치권과 행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청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번 추석에도 “전북에선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서울로 가야 한다”는 청년들의 체념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청년이 떠나는 지역은 결국 노령화되고, 산업의 활력도 잃는다. 청년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교육, 문화, 교통 등 삶의 질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지금 전북에 필요한 것은 희망 고문하는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다.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금, 정치와 행정은 도민의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불평과 불만 속에도 전북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마음을 읽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 어린 노력이야말로 민심을 얻는 길이다.
전북의 추석 민심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제는 기다리지 않겠다.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전북 도정이 이 목소리를 듣고 움직일 때 비로소 도민의 신뢰는 돌아올 것이다. 민심은 거창한 말보다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그 첫걸음을 지금 내디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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