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공공기관들이 중소기업 제품 의무 구매 비율을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의 ‘사전협의 제도’를 악용해 사실상 제재를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공공기관은 최근 6년간(2019~2024년) 중소기업 제품 의무 구매 법정 비율(50%)을 총 13회 미달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한국식품연구원·새만금개발청 ▲2020년 한국식품연구원·새만금개발청·새만금개발공사 ▲2021년 한국식품연구원·새만금개발공사 ▲2022년 전북대학교·전주시시설관리공단·새만금개발청 ▲2023년 새만금개발청·새만금개발공사 ▲2024년 새만금개발공사가 법정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새만금개발공사와 한국식품연구원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미달했으며, 새만금개발청은 2019년 이후 4차례 법정 비율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주요 공공기관들이 중소기업 판로 확대라는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6년간 전국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의무 구매 미달 규모는 9조 6,026억 원에 달했으며, 법정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기관은 102곳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일부 기관들이 ‘사전협의 제도’를 악용해 사실상 의무 이행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들은 연초 중기부와 협의해 의무 구매 비율(50%)을 임의로 낮춘 뒤, 그 기준을 초과 달성하면 ‘초과 달성 기관’으로 통계 처리되는 구조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사전협의 후 목표 비율을 낮춘 뒤 초과 달성 처리된 기관은 최근 6년간 16곳에 달했으며, 해당 금액은 4조 2,116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법정 비율 미달에 따른 경영평가 감점은 평균 0.03점에 불과해 사실상 ‘솜방망이 제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반복 위반 기관에는 경영평가 감점 점수를 실질적으로 상향하는 등 제도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세희 의원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한 제도가 사전협의라는 편법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며 “중기부는 협의 승인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반복 위반 기관에는 실질적 감점과 불이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