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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기차 배터리, 쌓이면 쓰레기·모으면 광물창고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1.03 17:51 수정 2025.11.03 05:51

특별법 개정 본격화, 수거-진단-재사용-재활용 ‘지방정부 권한’ 추진

새만금이 ‘사용후 배터리’ 전주기(수거-진단-재사용-재활용) 산업을 품는 순환경제 거점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특별자치도가 11월 3일 전북특별법 개정 방향 세미나를 시작하며, 첫 안건으로 ‘사용후 배터리 이용 활성화 특례’를 올려 지방정부 차원의 회수·보관·재활용 절차 완화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는 학계와 업계, 법률·정책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해 기술 전망과 조문 설계를 논의했다.

이번 움직임의 배경에는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외형 성장이 있다. 2023년 지정 이후 올해 10월까지 입주·가동·투자 확정 기업이 24개, 투자 규모는 약 9조3천억 원으로 집계된다.

LS L&F, LS MnM, 성일하이텍 등 소재·재활용 기업이 포진했고, 리사이클링과 고도분석 등 R&D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는 단지 내에서 소재 생산을 넘어 사용후 배터리의 재자원화까지 닫는 ‘순환형 밸류체인’을 설계할 수 있는 전제다.

정책 환경도 전북 쪽으로 유리하게 변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5년 상반기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재사용·재활용 시장 조성, 전주기 관리 기반 구축 등 14개 과제를 제시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확대, 전용 이력관리체계 구축 등은 지역 특례와 결합될 경우 실증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다만 ‘폐기물’ 분류 체계, 안전성 검사·운반 규정 등은 여전히 겹겹의 규제 영역이어서 특별법 개정으로 권한과 절차를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산업 수요 측면의 명분도 충분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은 2030년 70조 원대에서 2040년 200조 원대, 2050년 6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수입 의존 광물을 국내 순환재로 대체해 제조원가와 탄소배출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과제도 선명하다. 첫째, ‘폐기물’에서 ‘자원’으로의 법적 지위 전환이 확실히 이뤄져야 회수·보관·물류 병목이 풀린다.

둘째, 안전성·책임소재를 둘러싼 부처 간 기준(환경·산업·국토)의 정합성이 필요하다. 셋째, 가격·품질 변동성이 큰 리사이클 금속의 수익구조를 보완할 장치(장기구매·가격연동 계약, 탄소·재활용지수 연계 인센티브 등)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세미나의 결론이 중앙부처 심사와 예타 대응에 설득력 있는 ‘정책 논거’로 축적되느냐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송효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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