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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가르는 스피드, 전주가 세계와 달렸다”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1.04 16:13 수정 2025.11.05 16:13

14개국 국내외 선수 3000여 명
온고을로 일대 대회 코스 사용
경찰, 자원봉사자 등 600여 명 배치
독일 · 프랑스 각각 남녀 1위 차지


전주가 또 한 번 세계로 질주했다. 

20회를 맞은 ‘2025 전주월드인라인마라톤대회’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동호인 등 선수, 임원 등 약 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42km 부문의 펠릭스 리흐넨(독일/파워슬라이드)과 마농 프라불레(프랑스/SPSPSK Team)가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하며 지난 2일 막을 내렸다.

20년의 역사와 기록을 쌓아온 이 대회는 ‘도심형 인라인 마라톤’이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며 전주를 스포츠·관광 융합 도시로 부상시키고 있다.
 
◆ 20년 역사 품은 ‘도심 속 인라인 마라톤’
2003년 첫 개최 이후 전주월드인라인마라톤대회는 전국 인라인 붐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대회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2020~2022년을 제외하면 매년 개최되며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이번 대회는 대한롤러스포츠연맹이 주최하고 전주시롤러스포츠연맹 및 전북특별자치도롤러스포츠연맹이 공동 주관했으며,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후원해 규모와 완성도가 한층 강화됐다.
올해는 특히 전주 도심 전체가 ‘스포츠 아레나’로 변했다. 옛 전주종합경기장을 출발해 롯데백화점과 덕진경찰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온고을로 일대가 대회 코스로 사용됐다. 11월 2일 오전 7시 50분부터 10시까지 교통이 전면 통제되며 시민의 일상 공간이 세계 선수들의 트랙이 되었다.
전주시는 경찰, 자원봉사자 등 6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했고, 버스 우회·지연 정보 등을 사전에 공지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시민들은 도로 가장자리에 서서 선수들을 응원했고, 일부는 가족 단위로 예정된 코스 외곽에서 ‘응원 피켓’을 들고 함께 축제를 즐겼다.

◆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도심 레이스’
이번 대회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대만, 콜롬비아 등 14개국에서 100여 명의 해외 선수들이 참가했다. 지난해 42km 우승자인 프랑스의 Matthis Laurent David Rocher와 대만의 Yi Hsuan Liu도 참가해 우승 상금 1000만 원을 두고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박진감 넘치는 경쟁을 펼쳤다.
대회는 총 11개 부문으로 운영됐으며, 42km 오픈부는 하이라이트였다.
경쟁은 치열했고 결과는 새롭고도 상징적이었다. 42km 부문에서 독일의 펠릭스 리흐넨, 프랑스의 마농 프라불레가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국내 선수들도 선전해 최광호(대구시청)와 김민호(부산 서구청)가 시상대에 올랐다.
총상금 규모는 3410만 원. 42km 오픈부 남자 챔피언에게 1000만 원, 여자 챔피언에게 500만 원이 수여됐다.
상금 규모는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세계 선수들이 전주를 찾는 동력이 되고 있다.

◆ 스포츠와 관광의 결합, 전주의 전략
대회기간 동안 옛 전주종합경기장과 송천동 인라인경기장 인근에는 푸드트럭, 체험부스, 기념품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6km 비경쟁 부문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인라인을 타고 도심을 주행하는 모습은 대회장의 가장 ‘전주다운’ 장면이었다.
전주시롤러스포츠연맹 전석진 회장은 “이번 대회를 전북·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염원을 담은 국제 스포츠 축제로 만들었다”며 “전주의 시민참여 역량과 대회 운영 시스템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전북롤러스포츠연맹 정영택 회장도 “전주의 월드인라인마라톤은 지역 인라인 스포츠의 상징이자 유산”이라며 “올림픽 유치를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대회 현장에서는 우범기 전주시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참가 선수들에게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도전”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의미를 더했다.

◆ ‘사라져가는 인라인마라톤’, 전주가 지켜낸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전국에는 50여 개 인라인마라톤대회가 개최됐다. 도시 홍보와 관광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인라인 붐이 한풀 꺾이면서 교통통제 문제 등으로 다수가 사라졌다.
현재 인라인 마라톤을 지속 개최하는 도시는 전주와 군산(새만금) 단 두 곳뿐이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 김경석 회장은 “전주대회는 대한민국 인라인의 상징”이라며
“두 남은 대회를 국제대회로 성장시켜 인라인붐을 다시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 전주가 보여준 가능성, 남은 과제
이번 대회는 전주의 도시 잠재력을 다시 확인시켰다.
국제경기 운영 능력, 도심형 스포츠 공간, 시민 참여, 관광 연계까지.
전주는 ‘스포츠 도시’의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남아 있다.
도심형 대회 운영에 따른 교통 불편 최소화, 인라인 전용 트랙 확충, 대회 브랜드 마케팅 강화, 지속적인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전주월드인라인마라톤은 ‘올림픽 전초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결론·전주, 미래를 향한 질주
아침 햇살 속에서 도심을 가르며 달리는 선수들의 바퀴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
응원하는 시민들, 땀과 스피드, 그리고 희망.
전주는 이번 대회를 통해 분명히 보여줬다.
전주는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세계는 전주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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