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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성수의 시 감상 <꽃밭에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1.06 17:19 수정 2025.11.06 17:19

 
꽃밭에서 - 이한진

햇살 가득한 꽃밭에 앉아
세월이 멈춘 듯 나는 어린 소녀가 되었다
바람은 조용히 불어오고
꽃잎은 나풀거린다
경희와 나는 마주 앉아 고향 이야기를 꺼낸다
말없이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리움은 꽃잎처럼 흩날린다

맨드라미 붉은 잎
백일홍의 환한 얼굴
해바라기의 커다란 키

꽃들 속에 우린 다시 어린 날을 살았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마음
미소만으로 충분한 시간
햇살 아래 웃음꽃이 피어난다
고마움과 기쁨이 눈물 되어 흐른다
꽃잎은 살랑이며 날아 오르고
바람에 실려 오는 기억들은 깊어간다
그 순간 우리는 알았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함께한 시간이었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꽃밭에서」는 자연 속에서 오랜 친구와 함께한 따뜻한 시간을 회상하며, 그 속에 깃든 정서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담아낸 서정시다. 시인은 햇살 가득한 꽃밭이라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겹쳐놓는다. 또한, 친구 경희와 나눈 고향 이야기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고, 그리움과 감동의 순간을 꽃에 비유해 정서적으로 형상화했다.
맨드라미, 백일홍, 해바라기 등 구체적인 꽃들의 이미지는 단순한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고, 어린 시절의 생기와 추억, 삶의 환희를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말하지 않아도 아는 마음’, ‘미소만으로 충분한 시간과 같은 표현은 진정한 우정과 깊은 교감을 보여주며, 감정이 말보다 앞서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함께한 시간이었다’는 마지막 구절은 이 시의 주제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꽃이라는 외형의 아름다움보다, 그 속에서 피어난 관계와 감정이 더 소중하다는 진리를 감성적으로 전한다. 시는 단순한 회상에 머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따뜻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따라서「꽃밭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긴밀하게 연결시켜, 독자들에게 가슴에 숨겨둔 한 조각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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