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러께 아버지와 함께 구두를 샀다.
신발 문수도 같고 꾀까다롭지도 않은 두 사람
발 편하면 됐지 같은 걸로 사버렸다
나는 발 편한 구두를 신고
빨빨거리고 나 다녔다
바람 맞고 눈비 맞고
술 먹고 비칠대고
어떤 때는 굴러오는 공도 냅새 차 질렀다.
전번 공일 모처럼 아버지 뵈러 갔다.
점심 들고 경로당 마실 가신 아부지
신발을 바꿔 신고 나가셨다
아, 이제 많이 늙으셨는개비다.
당신 것과 아들 신발도 구분 못 하시다니
크게 걱정하며 돌아와
발 편한 당신의 구두를 신고
또 온갖 곳 싸질러 다닌다.
어머니를 통해 나중에 알았지만
잔칫날 출타하실 때
딱 두 번 신으신 아버지 구두
시인,문학평론가.한국외국어대,원광대대학원(문박).
시집<칠산주막>,평론집<나비의 궤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