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교육용 소프트웨어(SaaS) 구독 사업을 추진하면서 입찰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와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계약 과정과 예산 집행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계약 무효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1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진형석 교육위원장(전주2)은 “전북교육청이 지난 8월 진행한 4건의 SW 용역 사업(총 사업비 39억 원, 낙찰금액 약 30억 원)에서 부적격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입찰 자격요건이었다. 전북교육청은 공고문에서 ‘CSAP SaaS 간편등급 인증서’를 보유한 업체만 참여할 수 있다고 명확히 명시했으며, 인증서 제출을 필수 서류로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로 선정된 업체는 SaaS 인증이 아닌 다른 유형(IaaS)의 인증서를 제출했다. 규정상 필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평가를 통과한 것이다.
진 위원장은 “명백히 제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해당 계약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전북교육청은 2024년 AI 교수학습 플랫폼 구축이 지연되자 사업비 49억5천만 원을 명시이월했다. 그러나 2025년 재추진 과정에서 사업비는 38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최종 낙찰가는 약 30억 원으로 확정됐다.
10억 원가량의 차액이 발생했지만, 교육청은 이를 2학기 소프트웨어 구독료에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명시이월 예산은 법적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어, 예산 전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입찰 과정의 공정성 문제도 지적됐다. 글쓰기 첨삭 SW 등 여러 사업에 참여한 특정 업체는 세 사업에서 모두 동일한 투찰률(약 84%)을 제출했다. 또 교육청 내부 문서에서 해당 업체가 입찰 이전부터 “시스템 통합 운영업체”로 언급된 정황도 확인됐다.
진형석 위원장은 “자격 미달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게 된 과정, 예산을 다른 사업에 사용한 과정 모두 납득할 수 없다”며 “전북교육청은 관련 내용을 명확히 해명하고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감사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