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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공태양 부지 전남 선정 뒤집기?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1.24 17:58 수정 2025.11.24 05:58

전북도 “새만금이 유일한 적지”… 나주 선정에 정면반발
전북도, 공모 조건 중 ‘소유권 이전 가능 지역’ 항목 정면 문제제기
인공태양 부지 선정, 국가 공모제도의 신뢰성과 공정성 시험대에

1조 2천억 원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 선정 결과가 발표되자 전북특별자치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전남 나주를 최종 후보지로 확정한 데 대해 전북도는 “공고문이 제시한 핵심 조건을 충족한 유일한 지역이 새만금임에도 배제됐다”며 즉각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전북도는 이번 결정이 “행정의 신뢰보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는 등 사태가 정치·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모 과정에서 명시한 ‘토지 소유권 이전 가능 지역 우선 검토’라는 조건이 있다.

새만금은 농어촌공사가 부지를 단일 소유하고 있어 소유권 이전 절차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북도는 이를 근거로, 연구시설 준공 시점에 건물과 부지를 모두 연구기관이 소유할 수 있도록 ‘출연금 지원 방식’까지 제안했다. 법 개정 없이도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후보지라고 강조해 왔다.

반면 경쟁 지자체들은 무상양여를 위해 새로운 특별법 제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지방정부가 결정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당장 이행 가능한 조건을 갖춘 전북 새만금이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전북도의 논리다.

그럼에도 결과는 나주였다. 이에 전북도는 공모 과정에서의 평가 기준 적용 여부와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 삼으며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연구재단은 30일간 검토기간에 돌입한 상태다. 전북도는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북도의 반발은 단순한 공모 탈락에 대한 불만을 넘어, 지난 16년간 이어져 온 국가 연구 인프라 전략에 대한 “약속의 파기”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2009년부터 전북도·군산시·국가핵융합연구소는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를 1단계로 구축하고, 향후 핵융합 실증단지 조성을 계획해 왔다. 2012년 센터 개소 이후 정부 정책연구에서도 새만금 실증단지 추진이 반복적으로 적시됐으며, 전북도는 이에 맞춰 미리 연구용지 확보, 계획 반영 등 행정 절차를 모두 진행해왔다.

사업 추진 속도 또한 논쟁의 핵심이다. 핵융합 시설은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나주는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토지 보상이 남아 있어 사업 지연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새만금은 ‘단일 필지’라는 강점 덕분에 즉각적인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 전북도는 “사업일정 준수 측면에서도 새만금이 가장 현실적인 후보지였다”고 강조한다.

이번 결과가 전북 지역사회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1조 원대 대형 국가 연구시설 유치는 지역 산업구조·부가가치·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경제계·학계 모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북도가 차세대 첨단에너지 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전략을 세워온 만큼, 기회 상실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전북도는 “공모 조건을 충족한 지역을 탈락시키고 조건 미비 지역을 선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신원식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정부 스스로 제시한 우선 조건을 외면한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의신청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 등 모든 행정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의신청 심사 결과는 늦어도 연말께 나올 전망이다. 이번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전북도가 제기한 ‘절차적 하자’ 논란과 ‘신뢰보호 원칙’ 문제는 공모 제도의 공정성 논쟁으로 번질 여지가 남아 있다. 특히 핵심 국가 에너지 기술인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어디에 들어서느냐는 지역 간 산업 기반 구축의 향방을 가르는 만큼, 향후 정치적 공방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부지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이 10여 년 넘게 구축해 온 연구 인프라와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이 충돌하면서, 공모제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까지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결국 남은 과제는 ‘지역 간 공정한 경쟁 구조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이며, 이번 이의신청 결과가 향후 국가 연구시설 부지 선정의 새로운 기준을 남길 가능성도 있다./송효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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