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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공연

익산을 달군 ‘이중섭 전시’ 막 내려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1.30 16:09 수정 2025.11.30 04:09

청년 5명이 만든 문화 실험
도시 전체를 흔든 33일의 기적


익산이 올가을 가장 뜨거운 문화 현장이 됐던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특별전’이 30일부로 막을 내렸다.

익산보석박물관과 시내 6곳 전시장이 엮인 초대형 프로젝트로, 특히 이중섭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은 지역 문화계의 관심을 압도했다. 전시 종료 직전 마지막 주말까지 관람객들이 몰리며 33일간의 문화 실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특별전은 익산보석박물관 기획전시실을 중심으로 W미술관, 솜리문화의숲, 왕궁포레스트, 카페 링크, 메이드인헤븐 등 시내 6개 전시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1만원 입장권 하나로 ‘도시 전체가 갤러리’가 되는 구조 덕분에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익산의 거리를 걸으며 스탬프 투어 형식으로 작품을 감상했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이중섭 섹션이었다. 흰 소 연작을 비롯해 이중섭의 회화·드로잉이 공개된 전시실 앞에는 연일 관람객들이 긴 시간을 머물렀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이중섭 작품을 직접 마주하는 경험 자체가 드물다는 점에서, 익산 문화계는 “전시 하나가 도시의 위상을 바꿨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전시의 ‘숨은 주역’은 30~40대 청년 5명이다. 디아뜰리에 박기주 대표 등 익산청년시청 입주 기업 5명이 7개월간 전국의 소장가와 전문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작품 270여 점을 확보했다.

전시 기획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은 ‘익산에서도 대형 문화 프로젝트가 가능함’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박기주 대표는 전시 마지막 날 “용기를 낼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며 “지역에서도 진짜 거장의 작품을 만나는 경험이 시민들의 문화기준을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품 이동·전시 인테리어·홍보에는 로뎀디자인, 문화도시익산, 청년스마트팜연구회 등이 힘을 보탰다. 작은 지역 기획이 지역 사회의 연대로 확장된 셈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전이 아니라 ‘문화 실험’의 성격이 짙다. 관람객을 전시장에서만 붙잡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동선으로 묶어 ‘전시를 보며 도시를 경험하는 구조’를 만든 점이 대표적이다. 스탬프 투어에 참여한 한 시민은 “작품 보러 왔다가 익산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청년들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그림 따라 걷는 도시 익산’ 프로젝트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이 ‘거장의 도시’라는 새로운 문화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전시 종료와 함께 33일간의 미술 여정은 끝났지만, 이중섭을 비롯한 거장들의 숨결을 익산에서 처음 마주한 관람객들의 여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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