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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산타가 된 어른들, 아이들 곁으로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2.18 16:50 수정 2025.12.18 04:50

연말 앞두고 전북 곳곳서 이어진 조용한 나눔

연말을 앞둔 전주 한 호텔 연회장에 산타 모자를 쓴 어른들이 모였다. 화려한 무대도, 요란한 행사도 없었지만, 이들이 준비한 상자는 누군가의 겨울을 조금 덜 춥게 만들 선물이었다.

전북자치도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는 지난 17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행사를 열고, 도내 취약계층 아동 200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 후원금을 전달했다. 아이들의 사전 소원 조사를 바탕으로 준비된 선물은 참가자들의 손을 거쳐 하나하나 포장됐다.

이날 행사에는 공공기관 관계자와 기업 후원자, 자원봉사자 등 130여 명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짧은 인사말 대신 직접 포장지에 손을 얹고, 카드에 응원의 말을 적었다. “잘 지내고 있니”, “따뜻한 겨울 보내길 바란다”는 짧은 문장들이 상자 속에 함께 담겼다.

초록우산 산타원정대는 해마다 지역 후원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연말 선물을 전하는 캠페인이다.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 아이들이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데 의미를 둔다.

이날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결연 후원을 이어온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상자들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이 오히려 더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금융기관과 지역 기업, 시민단체, 봉사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했다. 각자의 방식은 달랐지만, ‘아이들의 연말만큼은 외롭지 않게 하자’는 공감대는 같았다.

구미희 초록우산 전북지역본부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아이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며 “오늘의 선물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 역시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는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행정의 역할은 이런 연결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있다”고 전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나눔은 종종 숫자와 실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오간 것은 통계보다 손길이었고, 성과보다 표정이었다. 아이들에게 도착할 작은 상자들 속에는, 어른들이 건네는 조용한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이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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