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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청년이 머무는 전북을 만들려면, 산업단지의 삶 조건 바꿔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2.22 13:06 수정 2025.12.22 01:06

전북의 청년 고용 문제는 단순한 일자리 부족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존립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다. 청년이 떠나는 지역은 소비가 줄고 산업이 위축되며, 결국 인구 감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연구단체 ‘기업하기 좋은 전북’이 발표한 산업단지 청년 고용 실태 연구는 전북 청년 고용의 민낯을 직시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그동안 현장에서 체감해 온 문제를 수치와 증언으로 확인시켜 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전주·완주 산업단지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영세한 기업 규모라는 한계 속에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일터가 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임금 수준, 불투명한 경력 전망, 열악한 근무 환경은 청년들에게 ‘정착’이 아닌 ‘임시 체류’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주거와 교통 여건 부족은 청년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자리가 있어도 출퇴근이 힘들고,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 근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같은 문제는 전북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 산업단지 청년 고용은 비슷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과 달리 전북은 대체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청년들이 산업단지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순간, 지역은 인력 공백과 기술 단절이라는 이중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청년 고용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결국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산업단지 청년 고용 실태 연구를 통해 제시된 청책 제언은 청년 고용을 ‘삶의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산업단지 정주 여건 관리·감독 추진단 설치, 교통비·주거비 지원, 청년 지원사업 확대, 조직문화 개선 등은 단순한 채용 장려책을 넘어 청년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특히 교통과 주거 문제는 지방 산업단지 청년 고용 정책의 핵심 축으로, 단기적 예산 투입으로도 체감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이 같은 제안이 그 자체로 머물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전북의 청년 정책은 단기 사업 위주로 반복됐고, 실질적인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제는 산업 정책, 고용 정책, 주거·복지 정책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임금 여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공동 기숙사나 공공 임대주택 확충, 산단 내 생활·문화 인프라 조성 등 보다 과감한 접근도 검토해야 한다.
청년 고용 문제를 시장과 기업에만 맡겨둘 경우, 전북은 계속해서 청년을 잃게 될 것이다. 도의회가 밝힌 대로 연구 결과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고, 행정이 이를 실행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청년 고용 확대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청년이 머무는 산업단지, 청년이 돌아오는 전북을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금의 선택이 전북의 10년, 20년 뒤를 좌우할 것이다.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청년에게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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