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를 맞은 전북특별자치도가 ‘결실의 해’를 선언하며 경제·농업·복지 등 7대 분야 124건에 이르는 새로운 시책과 제도를 대폭 개편하여 시행한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산업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북도정이 과연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도민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전북이 직면한 인구 소멸 위기에 대한 상징적인 응답이다. 순창·장수군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 정책은 농촌 주민에게 최소한의 생활 안정망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 붕괴를 막겠다는 실험이다. 매월 15만 원이라는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이 농촌을 ‘떠나야 할 공간’이 아닌 ‘살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다. 도민들은 이 시범사업이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 회복과 인구 유입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향후 도 전반으로 확산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 제시도 요구된다.
일자리와 소상공인 정책 역시 결실이 요구되는 분야다. 신중년 유연근무형 일자리 지원은 은퇴 이후 사회에서 밀려난 베이비붐 세대에게 다시 설 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도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단기 일자리가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된 지속 가능한 고용 구조다. 청년층의 유출을 막고 신중년과 청년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일자리 정책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1인 자영업자 출산 지원금과 금융 안전망 강화 역시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넘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으로 이어져야 한다.
복지 분야에서 전북도정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출생아 100만 원 출생축하금과 남성 육아휴직 장려금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신호다. 하지만 현금 지원만으로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육 인프라 확충, 교육·주거 부담 완화 등과 맞물릴 때 비로소 도민 체감 정책이 된다.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전북에서 이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통합돌봄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전북 복지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도민들은 산업단지 활성화, 공공기관 이전, 광역 교통망 확충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고 있다. 수년째 논의만 반복된 사업들이 ‘결실의 해’에는 반드시 결론을 맺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달라진 권한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도민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실의 해’라는 선언에는 그만큼의 무게가 따른다. 도민들은 이미 수차례 비슷한 약속을 들어왔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행정 편의주의를 과감히 내려놓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성과가 미흡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하고, 효과가 입증된 정책은 확대하는 실사구시적 태도가 요구된다.
2026년은 전북특별자치도가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특별한 해다. 도민들이 체감하는 작은 변화들이 쌓여야만 큰 신뢰로 이어진다. 선언이 아니라 성과로, 계획이 아니라 결과로 도민에게 답할 때 비로소 ‘결실의 해’라는 이름은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전북도정이 도민들의 갈망에 실질적인 성과로 응답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