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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국가 균형발전의 열쇠, 전북 행정 통합 미룰 일 아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1.05 13:45 수정 2026.01.05 01:45

이재명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의 대전환을 위해 선언한 ‘5극3특’ 전략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가 초래한 주택난과 교통 혼잡, 지방 소멸 위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동남권·충청권·호남권·대경권 등 5대 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특별자치도 등 3대 특화 권역을 중심으로 성장 축을 재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광주·전남 대통합’을 공식 선언한 것은 상징적이다. 두 지역은 특별법 제정과 조기 통합 단체장 선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으며, 대통령이 직접 논의에 나설 만큼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역시 ‘대전충남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정부 차원의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지역은 통합을 통해 인구 규모를 키우고 재정 특례와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국가 전략에 발맞춰 움직이는 지역만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는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반면, 전북의 행정 통합 논의는 답보 상태다. 전주·완주 통합은 1997년 이후 네 차례나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25년에도 완주군민 6천여 명의 서명 건의서가 제출됐지만, 찬반 입장이 고착된 채 진전이 없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통합 출범이 어렵다고 밝혔고, 행정안전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표류 중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나 정치 일정 탓으로 치부할 수 없다.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 부재가 핵심 문제다. 타지역이 정부의 균형발전 기조에 발맞춰 움직이는 동안, 전북만 뒤처지면 ‘5극3특’의 주변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단순히 한 기초자치단체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전체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특히 전북은 인구 감소율과 고령화 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청년 유출은 심화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과 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체감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구역이 잘게 쪼개진 상태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와 광역 교통·산업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결국 행정 통합을 통해 인구와 재정을 결집하고, 정책 추진의 스케일을 키우지 않으면 ‘5극3특’ 구도에서 주변부로 밀려날 위험이 크다.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시야에서 군 단위 통합까지 고민해야 한다. 무주·진안·장수, 남원·임실·순창 등은 인구 소멸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통합을 통해 행정 효율을 높이고 관광·농생명 산업을 연계할 여지가 충분하다. 산악 관광과 치유 산업, 전통문화와 식품 산업을 묶는 광역 전략은 개별 지자체로는 불가능하지만, 통합을 전제로 하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행정 통합은 주민 동의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과거처럼 졸속 추진이나 형식적인 주민 의견 수렴은 갈등만 키울 뿐이다. 정부는 특별법을 통해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을 명확히 보장하고, 지자체는 투명한 공론화와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무엇보다 전북 정치권과 지역 리더들이 통합의 비전과 이익을 도민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가 균형발전은 선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준비된 지역만이 기회를 잡는다. 전북이 행정 통합의 물꼬를 튼다면, ‘5극3특’ 전략의 성공 모델로 도약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결단해야 한다. 통합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통합을 통해 살아남는 길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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