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이 지났지만 산업현장의 노동자 사망은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재해와 사망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지 않았다”며 법의 엄정한 집행과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인용한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 통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는 각각 2,223명, 2,016명, 2,098명으로 집계돼 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 재해자 수 역시 2022년 13만348명에서 2024년 14만2,771명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본부는 법의 실효성이 미약한 원인으로 처벌 부실을 지목했다. 2025년 7월 24일 기준 발생한 중대산업재해 2,986건 가운데 수사 대상은 1,252건에 그쳤고, 이 중 검찰이 실제 기소한 사건은 121건에 불과했다. 같은 해 7월 말까지 선고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심 판결 53건 가운데 49건이 유죄였지만, 이 중 42건이 집행유예로 집행유예 비율이 85.7%에 달했다. 이는 2023년 형사 공판 사건 평균 집행유예 비율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수사 인력 확충과 전담 수사팀 신설 등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추진됐으나,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관 인력 확충을 위해 대규모 인력 배치를 예고했지만, 산업현장 경험이 부족한 신규 인력 투입이 오히려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법 시행 4년이 지나도록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명확한 기준을 제정하지 않아 처벌 수위가 들쭉날쭉해지고, 그 결과 법 집행의 일관성과 예방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북본부는 “솜방망이 처벌과 기준 없는 법 집행이 중대재해를 반복시키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엄정한 집행과 처벌 강화, 명확한 양형기준 제정, 반복 산재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경제 제재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