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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도의원 정치적 대표권 ‘과소평가’, 정치적 홀대 멈춰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2.22 12:32 수정 2026.02.22 12:32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독자적인 자치권 확보와 지역 발전에 대한 도민의 열망이 뜨겁다. 하지만 정작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거대해진 자치 행정을 감시해야 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 규모는 타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 초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전북도의원 정수는 40명이다. 인구 규모가 유사하거나 지리적 여건이 비슷한 전라남도의회(61명), 강원특별자치도의회(49명)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열세가 아니다. 전북 도민의 정치적 대표권이 심각하게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전북이 의원 정수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아온 근본적인 원인은 경직된 산정 기준에 있다. 전북은 과거부터 의원 정수 산정 비율이 6% 수준에 묶여 있었다. 반면 타 지표가 유사한 지역들이 유연한 기준을 적용받아 의석수를 확보할 때, 전북은 인구 감소라는 프레임에 갇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는 지역 정치권의 협상력 부재이자, 중앙 정부가 전북의 특수성을 외면해 온 결과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별법에 따라 수많은 특례가 이양되었고, 이에 따른 입법 수요와 행정 사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수조 원대의 예산을 심의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치 법규를 제정해야 할 도의원 1인이 짊어져야 할 업무량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전국 광역의원 1인당 평균 2,668억 원의 예산을 심의하고 있으나, 의원 수가 적은 전북은 그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의원 수의 부족은 결국 부실한 조례 제정과 행정 감시의 사각지대로 이어진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180만 도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인구 비례'라는 단일 잣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히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수도권 집중화를 부추기고, 소멸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 지역의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다. 전북은 무주·진안·장수처럼 인구 2만 명 선이 무너질 위기인 지역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도 인구 편차 허용 한계를 제시하고 있으나, 인구수만 따진다면 지역 대표성은 사라지고 거대 도시 중심의 기형적인 의회 구조만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정수 증원은 단순한 '밥그릇 늘리기'가 아니다. '지방자치권 확립'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전북의 특수한 행정 수요와 지리적 여건을 반영한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인구 감소 지역의 광역의원 최소 정수 기준을 조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북도 제주특별자치도의회(45석)의 사례처럼 자치 모델의 성공을 위해 의원 정수를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특례 마련이 절실하다.

지역 정치권 또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여야를 떠나 전북의 정치적 권리를 되찾는 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이 적기다. 선거구 획정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 불합리한 6% 산정 비율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전남·강원 수준에 걸맞은 의석수 확보를 위한 법적·제도적 투쟁에 나서야 한다.

도의원 정수 확대는 도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고, 특별자치도의 실질적인 성공을 견인할 필수 선결 과제다. 전북이 더 이상 '작은 지방정부'라는 한계에 갇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중앙 정부와 국회는 전북 도민의 현실적이고 정당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특히 국회는 광역의원 정수 조정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대표성이 바로 서야 전북을 비롯한 지역의 미래도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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