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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멈췄던 군산조선소 다시 움직일까

송효철 기자 입력 2026.03.15 15:14 수정 2026.03.15 15:14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HD현대중공업 자산 양수도 합의
조선 생태계 복원·고용 회복 기대…정상화 관건은 수주
협력업체 폐업·숙련 인력 유출 겪은 군산 조선 생태계

HD현대중공업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에 합의하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전북 조선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가 이번 합의를 계기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양측은 군산조선소 부지와 생산시설 등 주요 자산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최종 매각 금액과 계약 조건은 향후 실사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약 180만㎡ 규모 부지에 조성된 대형 조선시설로 2010년 HD현대중공업이 건설했다. 길이 약 700m 규모의 대형 도크를 갖추고 있으며 연간 약 20만~25만 톤 규모의 선박 조립 능력을 갖춘 생산시설이다. 대형 벌크선을 기준으로 연간 10척 안팎의 선박 건조가 가능한 설비로 평가된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과 수주 감소 여파로 2017년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남겼다. 전성기 당시 약 4천 명에 달했던 조선소 근로자는 가동 중단 이후 크게 줄어들었고 협력업체 폐업과 인력 유출이 이어지며 지역 산업 생태계도 크게 위축됐다.

현재 군산조선소는 완성 선박 건조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선박 블록 생산 중심의 제한적인 운영에 머물러 있다. 2022년 부분 재가동 이후에도 연간 약 8만~10만 톤 규모의 블록 제작 물량을 처리하는 수준으로 과거와 같은 조선소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HJ중공업을 지배하는 투자회사로, 조선업 기반 확대를 위해 군산조선소 인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HJ중공업은 과거 한진중공업에서 출발한 조선·건설 기업으로 군산조선소의 대형 도크와 생산시설을 확보할 경우 중형 선박 건조 역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자산 양수도 이후에도 일정 기간 군산조선소에 블록 제작 물량을 발주하고 설계 지원과 원자재 구매 협력 등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 조선소 기술과 자동화 공정 지원도 함께 추진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선소 운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군산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지역 고용과 산업 기반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조선소 협력업체 상당수가 폐업하거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조선 관련 기술 인력 역시 울산과 거제 등 주요 조선단지로 이동했다.

지역 상권 역시 조선소 근로자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가동 중단 이후 군산 지역 소상공인과 서비스업 매출 감소가 이어졌고 인구 유출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제 전반이 장기간 침체를 겪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조선산업의 형성 역시 군산조선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북은 전통적인 조선 산업 기반 지역은 아니었지만 군산조선소 건설 이후 조선 기자재 업체와 협력기업이 지역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특히 2010년대 초반 조선업 호황기에는 군산조선소가 지역 제조업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군산조선소 완전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선박 건조 수주 확보와 숙련 인력 복귀, 협력업체 생태계 복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조선소가 과거 수준의 생산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는 전북 제조업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 기반 시설”이라며 “이번 합의가 단순한 자산 이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조선소 재가동과 고용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조선소가 장기간 침체를 넘어 다시 전북 산업의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송효철 기자, 군산=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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