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행정통합 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북도가 ‘속도의 경제’를 앞세운 새로운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규모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인정하고, 대신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접근이다.
최근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법 국회 통과를 비롯해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초광역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전북은 상대적으로 전략적 고립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구와 산업 자본이 인접 대형 권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빨대효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전북은 이미 상당한 정책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새만금 대규모 투자와 핵심 인프라 구축, AI 산업 프로젝트, 올림픽 후보도시 선정 등 성장 모멘텀은 충분하지만, 이를 묶어낼 제도적 틀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제시된 해법이 ‘속도의 경제’다. 의사결정과 실행의 신속성이 규모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전북은 단일 지휘체계와 특별자치도라는 제도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정책 실험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는 3S가 제시됐다. 먼저 ‘시드(Seed)’는 미래 산업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제도를 먼저 마련해 기업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농생명과 바이오, 첨단의료, 신산업 분야에서 선제적 특례를 통해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스트레이트(Straight)’는 행정 속도를 높이는 패스트트랙 개념이다. 중앙정부 협의와 인허가 절차를 줄이고, 도지사 권한을 확대해 신속한 승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프레드(Spread)’는 실증과 확산 전략이다. 전북에서 먼저 실험하고 성공 모델을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농업·지역 정책 분야에서 ‘표준을 만드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 구조로 작동한다. 산업을 먼저 유치하고, 행정 속도를 높이며, 실증 성과를 다시 확산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조다.
결국 전북은 규모 중심 경쟁 대신 ‘빠르게 시도하고, 먼저 성공하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좌표를 설정한 셈이다. 향후 특별자치도 제도 개편과 맞물려 이 전략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