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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새만금, ‘선거용 먹잇감’ 아닌 국가적 소명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5.14 13:09 수정 2026.05.14 01:09

6·3 지방선거의 시계추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고조되는 선거 열기만큼이나 우려감도 크다. 전북의 백년대계이자 국가의 미래 전략인 새만금 사업을 비롯한 주요 지역 현안들이 정치적 공방의 소용돌이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와 정당은 새만금 현대차 9조 원 투자를 두고 “당·정·청 원팀만이 속도를 낼 수 있다”거나, “무소속 지사의 추진력이 추가 투자를 부른다”는 프레임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새만금은 특정 후보의 치적도, 한 정당의 전유물도 아니다. 전북을 넘어 국가 미래를 결정지을 국가사업이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정치 놀음’의 희생양이 아니다.

새만금은 지난 30년 가까이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이자 서러운 숙원의 상징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체결한 9조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은 전북 경제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었다. AI 데이터센터, 로봇, 수소, 피지컬 AI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새만금은 7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16조 원대의 경제 파급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전북이 겪어온 ‘삼중 소외’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 장을 여는 전략적 프로젝트다.이러한 장엄한 국가적 자산이 선거판의 ‘득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새만금 예산이 보장된다”는 주장이나 “현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돼야 투자 유치가 확대된다”는 식의 논리는 본질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더 잘하느냐는 식의 막연한 치적 경쟁이 아니다. 인허가 속도의 획기적 단축, SOC 조기 구축, 지역 업체 참여 확대의 구체적 방법론, 그리고 청년 일자리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진지한 고민이다. 실행 과제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것이다.

새만금은 한 정권이나 한 후보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고 전북의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적 자산이다. 선거와는 무관하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표심을 흔들기 위한 ‘현란한 말잔치’는 선거가 끝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새만금뿐만이 아니다. 전주·완주 행정통합, 동부산악권 공공의료 강화, K-푸드 세계화, 산림·생태자원 활용 등 전북의 주요 현안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사업은 한 번의 선거로 결판나는 단기 과제가 아니다. 전북의 미래 10년, 20년을 좌우할 장기 프로젝트들이다.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거나 당리당략에 따라 좌초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선거철이라고 해서 ‘내 탓·네 탓’ 프레임에 갇혀 전북의 대의를 그르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새만금과 지역 현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태를 멈추어야 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실현가능한 정책 대안을 갖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도민들 역시 엄중하게 평가해야 한다.

새만금은 전북의 꿈이자 국가의 미래다. 이 숭고한 꿈과 미래를 선거철 정치 놀음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전북도민에 대한 모독이다. 새만금의 시계는 정쟁으로 흔들리거나, 멈춰 서기엔 너무나 절박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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