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전북도지사 선거판이 극심한 혼탁과 난맥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첫 도정을 이끌 수장을 뽑는 역사적인 무대가 정책과 비전 대결은커녕, 후보들을 둘러싼 불법 금품 선거 의혹으로 얼룩지며 유권자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전북 민심을 요동치게 만드는 핵심 쟁점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리비 현금 살포 의혹’과 유력 인사들이 얽힌 ‘식비 3자 대납 의혹’ 두 가지다. 공명정대해야 할 선거판이 이 두 사건의 진실 공방과 불공정 주장으로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현 상황이다.
매우 우려스럽다. 선출직 정치인에게는 일반 시민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기준과 엄격한 법적 잣대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 두 사건의 본질을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먼저 다수의 청년에게 직접 현금을 건넨 ‘대리비 현금 살포’ 건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근간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건네진 현금의 형태가 선명하게 식별될 정도로 명백한 정황이 고스란히 박제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를 ‘삼촌의 마음’이라는 온정주의적 수사로 포장하면서 도민들의 공분을 자아낸다. 더욱이 사후에 회수했다고 밝힌 금액마저 당초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액수와 상이해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만약 이 사건이 정치적 타협이나 온정주의로 넘어간다면, 향후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판은 온정에 이끌려 현금을 살포해도 면죄부를 받게 되는 최악의 금권선거 허용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터져 나온 ‘식비 3자 대납’ 의혹 역시 선거의 공정성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나 제3자가 유권자에게 기부행위를 하거나 식대를 대신 지불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 불법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고발과 폭로에 기반한 의혹 단계에 불과하지만, 만약 이것이 사법 당국의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리비 살포 건 못지않게 법과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중죄다. 두 사건 모두 선거판의 투명성을 해치고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점에서 결코 어느 한쪽도 가볍게 취급할 수 없다.
불법 금품 선거라는 거대한 구태의 카테고리 안에서 두 의혹은 동등하게 엄중한 잣대로 다루어져야 마당하다. 다만 법조인이나 합리적인 유권자의 시각에서 볼 때, 두 사건이 처한 객관적 상황과 증거의 명확성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대리비 건은 이미 언론에 공개된 영상 데이터 등 물증이 충분히 뒷받침되어 실체적 진실에 근접해 있는 반면, 식비 3자 대납 건은 아직은 철저한 수사를 통한 사실관계 규명이 최우선인 과제다.
실제로 식비 대납 건의 경우 모임 참석자들의 진술과 식당 사장의 주장이 100% 일치하지 않는 등 여전히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서려 있다. 사법 당국은 이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전수조사를 벌여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 두 사건의 본질적 경중과 사실관계의 차이를 무시한 채, 선거판 전체를 ‘불공정 프레임’으로 몰고 가며 혼탁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행위이다.
각 후보 진영은 상대방의 의혹만을 침소봉대하며 비방전을 이어갈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향한 의혹에 대해 떳떳하게 수사에 협조하고 도민 앞에 진실을 고해야 한다. 도민의 민도를 얕잡아보고 구태의연한 금권 및 대납 의혹으로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 역시 감성적인 변명에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시각으로 두 사건을 엄정하게 주시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불법 선거 의혹을 철저히 심판하고 걸러내는 것만이 전북특별자치도의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선거의 정의를 확립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