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한국 경제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5월 수출 증가율이 4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피지컬AI와 이차전지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인 전북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5월 수출은 87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2% 증가했다. 이는 198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역대 최대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 증가세가 수입 증가폭을 크게 웃돌면서 수출 중심 성장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번 수출 호조를 이끈 핵심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371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9.4%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AI 서버 수요 확대도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컴퓨터 수출은 290.7% 증가했으며,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 등 IT 품목 전반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AI 서버용 고성능 저장장치(SSD)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경기 역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8을 기록하며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들이 AI 관련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을 늘리고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제조업 생산 활동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도 즉각 반응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 기대감 속에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협력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전북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최근 피지컬AI 국가전략사업을 비롯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AI 산업 육성사업, 데이터 기반 산업 전환 정책 등을 미래 성장축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확대는 대규모 전력 수요와 배터리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만금 이차전지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전북도가 추진 중인 피지컬AI 전략은 제조업과 AI를 결합해 생산 공정 자동화와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사업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과 맞물리면서 전북의 미래산업 전략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변수도 있다.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향후 수출 흐름에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자동차 수출은 중동 물류 차질과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5.9% 감소했고, 철강과 일반기계 수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6·3 지방선거 이후 출범할 민선 지방정부의 산업정책 방향도 전북 미래산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피지컬AI 국가전략사업과 새만금 이차전지 산업, AI 인재양성 및 데이터센터 유치 등은 장기간 예산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차기 도정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추진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경제계는 당분간 AI 산업이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이차전지 산업 중심의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전북 역시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