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 정읍시의회 의장
지방자치가 꽃피우기 위한 핵심 동력은 ‘견제와 균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협치’입니다. 주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집행부를 감시하고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본연의 역할은 특정 정당의 이익이 아닌, 정읍시민 전체의 복리와 공정한 행정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최근 정읍시와 더불어민주당 정읍지역위원회가 추진하는 ‘당정협의회’ 운영 방식은 이러한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정읍시의회는 전체 의원 중 약 3분의 1이 비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다원적 대의기관입니다. 그럼에도 주요 예산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 비민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몇가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첫째, 대의민주주의와 시의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비민주당 의원들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 시민들의 뜻도 소중한 민심입니다. 여야를 떠나 시의회의 공식 심의·의결 과정이 더욱 폭넓게 존중될 때 3분의 1에 달하는 시민의 표심도 함께 빛날 수 있습니다.
둘째,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객관적 타당성 확보입니다. 정책 조율 과정에서 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이 꼼꼼히 검토되어야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고 신뢰받는 행정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 시민과의 진정한 소통과 공론화 과정입니다.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대형 사업일수록 공식적인 시민설명회나 공청회를 통해 주민 동의를 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수성동~장명동(구룡동) 간 연결도로 개설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비용 대비 편익(B/C) 수치가 0.43에 불과해 경제성이 크게 부족함에도, 제대로 된 검증이나 시민과의 소통 없이 진행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정읍시는 특정 정당만의 지자체가 아니며, 시의회 역시 특정 정당의 하부 조직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정당을 넘어 시의회라는 공식적인 틀 안에서 모든 의원과 지혜를 모으고, 시민설명회 등을 통해 더 많은 목소리를 경청하며 신뢰받는 행정을 펼쳐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