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이재명정부가 출범 이후 내각 구성을 위해서 많은 사람을 두고 온갖 정보를 다 동원하여 그들의 행적을 조사했을 것이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정부 부처의 책임자는 사실 대단한 요직이다. 나라 전체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는 리더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처의 실무를 맡고 있는 참모들과의 소통은 물론 지시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의 역할을 해야되는 것이 장관 자리다. 모든 분야를 통틀어 알 수 있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지식이나 약간의 전문성은 필수 요소다. 정책을 다루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사람이 그 자리에 앉으면 그 부처는 실패와 실수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장관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면 국회에서 청문회를 통하여 철저한 점검을 받는다. 미국 같은 나라는 청문회의 조사가 너무나 철저하여 인준에 실패하는 후보자도 흔하다. 그러나 한국은 청문회를 통하여 부적격자로 판명이 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뿐이다, 다만 총리만은 반드시 인준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며칠 전에 그동안 설왕설래가 있던 일부 개각이 발표되었다. 6인의 장관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국회의원이 여럿이다. 그것도 군소정당이 여럿이라 잔뜩 기대하고 있었을 여당 몫이 별로 없다. 군소정당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연합으로 비례대표만을 따먹은 사실상의 위성정당이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언론의 집중 보도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은 법무장관 후보 김승원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인 용혜인이다. 김승원은 직전 법무장관인 정성호의 뒤를 이었지만 검사보완 수사권 폐지와 이재명 공소취소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정성호와 달리 공소취소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사람이어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없을 수 없다. 용혜인은 아직 불혹에도 못미치는 30대의 여성이란 점이 화제를 몰고 다닌다. 위성정당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만 재선을 한 뛰어난 재주를 가졌다.
김승원에 대해서 가장 강력한 비판을 쏟아내는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공소취소에 대한 예민한 정치적 입장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은 아니지만 복당을 원하고 있는 한동훈은 검사 출신답게 김승원의 과거 식약처 청탁과 관련한 녹음 파일 등을 연일 공개하며 날카로운 공격을 하고 있어 민주당의 눈엣가시 역할을 한다. 김승원의 식약처 청탁은 기소유예로 종결된 사건이지만 장관 후보자로서는 적절치 못한 청탁이었다는 ‘과거 행적’이 들춰진 셈이다. 전에도 후보자 청문회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갑질 논쟁 등 예상하지 못했던 행적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후조직을 사퇴하는 비극이 되풀이 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용혜인은 너무 젊은 여성이 벼락출세를 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국회의원들도 없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진다. 30대의 장관은 예전에도 없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자유당 시절에 이재형이 30대 후반의 나이에 상공부인지 부흥부인지 장관으로 임명되었고 5.16 쿠데타 후 중앙대 임총장이 30대 초반의 나이로 공보부 장관을 했다. 문제는 용혜인이 장관직을 수행할만한 식견과 경륜이 있느냐 여부다. 그는 민주당 본류가 아니어서 민주당 측에서도 자진사퇴를 공언한다. 과거에 정당보조금 폐기를 주장했던 것도 지금 입장이 바귄 처지에서 발목을 잡는다.
김승원과 용혜인은 어떤 비판이나 비난이 있더라도 쉽게 물러날 염치를 보일 것 같지는 않고 국회 청문회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개각이라는 큰 인사를 하기 전에 후보자의 인격과 인성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국무위원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움직여나가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열성을 보이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쉽다. 한 나라의 장관은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세력의 강약에 따라 이리 쏠리고 저리 흔들리는 리더십으로는 장관직 수행이 어렵다. 개각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행위지 어느 일개인이나 정당의 이해관계에 휩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개각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입장은 씀바귀처럼 씁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