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기업인들을 만나 공급망과 투자,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경제협력 확대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전날인 24일 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셰인바움 대통령과 한·멕시코 정상회담을 갖고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원유와 핵심자원을 논의할 정부 간 대화채널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7년간 이어진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도 마무리하고 양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조속한 발효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멕시코 기업인 간담회를 공동 주재하며 민간 차원의 투자와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등 한국 기업인 9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를 합하면 참석자는 30여 명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멕시코가 서로에게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추진하는 산업경쟁력 강화와 인프라 확충 구상인 ‘플랜 멕시코’에도 한국이 동반자로 참여해 양국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높여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기업인들은 수십 년간 이어진 멕시코 투자가 현지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공급망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자동차와 가전 중심이던 양국 경제협력이 최근 전력·에너지와 모빌리티, 첨단소재, 식품, 뷰티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멕시코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잇는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구상도 제시됐다.
기업인들은 양국 경제협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경제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요청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재검토 과정에서 현지 기업활동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멕시코 정부가 안정적인 사업환경 조성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건의했다.
양국 정부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및 산업·자원 협력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장급 공동위원회와 분야별 실무그룹을 운영하고 광물자원 정보와 기술 공유 등을 확대한다.
금융 지원도 뒤따른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멕시코 대외무역개발은행은 1억 달러 규모의 신규 전대금융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멕시코 진출과 현지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금융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6년 만의 멕시코 국빈 방문이다. 멕시코가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파트너이자 북미시장 진출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정상외교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기존 제조업 중심을 넘어 에너지와 핵심광물, 첨단산업 등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