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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국화축제의 민낯, 예술인은 `열정페이`

송효철 기자 입력 2026.10.25 16:41 수정 2026.10.25 04:41

행사·전시연출 등에 수억원 편성… 경제효과 산정 신뢰성 도마
익산문화관광재단, 3년째 공연팀당 30만원… 예술인 홀대 논란

14억8천만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된 제23회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가 화려한 볼거리 뒤에 예산 효율성 논란과 지역 예술인 홀대라는 불편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축제 규모를 키우는 데는 수억원을 투입하면서 정작 무대를 채우는 지역 음악인들에게는 공연팀당 고작 30만원을 지급하는 현실이 공공축제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내세우는 익산문화관광재단이 관여한 공연 프로그램에서 3년 전과 동일한 출연료가 지급된 사실은 충격적이다. 지역 예술인의 권익을 살펴야 할 재단이 저액 출연료 관행을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25일 관련 입찰자료에 따르면 익산시는 올해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 행사운영 용역에 2억1천660만원을 배정했고, 실제 낙찰금액은 1억9천130만990원으로 나타났다. 별도로 전시연출 용역에는 2억3천만원, 공간조성·야간경관 조명 설치·운영 용역에는 1억8천만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이들 세 사업에 편성된 예산만 6억4천660만원에 달한다. 반면 지역 음악인들에게 지급되는 출연료는 팀당 30만원이다. 행사 시설과 연출에는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공연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노동과 재능에는 지나치게 인색한 셈이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지난 2023년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 버스킹 참가팀을 모집하면서 40~50분 공연에 팀당 30만원을 지급하고, 음향과 악기 등 장비도 자체 준비하도록 했다. 올해 역시 실제 출연팀 취재를 통해 동일한 금액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인조 밴드라면 1인당 6만원, 6인조라면 5만원꼴이다. 합주와 연습, 이동, 악기 운반에 드는 시간과 비용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열정페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재단은 올해 9월 7일 버스킹 프로그램 선정 결과를 직접 공고했다. 공연팀 선정에 관여한 공공재단이 3년째 반복된 저액 출연료 문제를 외면했다면 문화예술 진흥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축제의 경제효과 산정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익산시는 2023년 축제의 직접효과 163억원과 간접효과 159억7천만원을 합쳐 총 322억8천만원의 경제효과를 산출했다. 투입 예산 대비 22배라는 수치까지 제시됐다.

그러나 직접효과는 방문객 수와 설문조사에 따른 소비액을 바탕으로 계산됐고, 간접효과에는 생산유발계수가 적용됐다. 행정인력 투입과 교통·환경 등 사회적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추정된 경제효과를 지역경제에 실제 남은 순이익처럼 축제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에도 방문객 76만여 명과 판매 부스 매출 약 23억원을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관람객 수와 매출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시민 혈세가 효율적으로 사용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문제는 축제의 외형과 홍보 실적에 비해 예산의 실질적인 성과와 지역 예술인들의 처우가 뒷전으로 밀려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익산문화관광재단이 문화예술 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3년 전과 같은 보상 수준의 공연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재단의 역할에 근본적인 의문을 남긴다.

국화꽃을 장식하고 행사장을 꾸미는 데는 수억원을 편성하면서 무대에 오르는 음악인들에게는 팀당 30만원을 지급하는 현실. 익산천만송이국화축제의 가장 초라한 모습은 화려한 행사장 뒤에 가려진 지역 예술인들의 보상에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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