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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1.04.07 18:13 수정 0000.00.00 00:00

권위에 휩싸인 가르침이나 훈육이 아니라
교사의 제안에 유아가 동의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제안을 하는
상호 교류를 통해 점점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교육 공동체를 향해...

ⓒ e-전라매일
봄을 맞이하는 유치원의 교실은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친답니다!
“형님반”이 된 유아들이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갑니다. 때로는 소란스러운 기쁨에 들뜨는 한편, 교실 구석의 누군가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교실에서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열띤 토론이 일어나기도 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다가 화해하고 관계가 더 끈끈해지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유치원의 교실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부여하고 유아가 그 규칙에 복종하여야 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우리 삶의 평범한 일상들이 교육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조금씩 선보여지는 곳, 그것이 유치원의 교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교실에서도 어른들의 삶과 같은 기쁨과 슬픔, 갈등과 화해는 똑같이 이루어진답니다.
이 과정에서 유아들은 서로 간의 협동을 토대로 갈등상황을 수반한 우여곡절을 겪고, 대안을 만들고 극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공동체 의식이 향상되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유아들은 인간적으로 좀 더 높은 존재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교사와 아이들은 서로의 삶을 상대방에게 더 드러내면서 상호 주도적으로 교류하는 방법을 내면에 깊이 새기게 됩니다.
신입 유아들은 어떨까요? 4월이면 아이들은 생전 처음 만나는 ‘공적기관’인 유치원에서 생활한 지 한 달을 맞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유아들이 어느 정도의 불안을 느끼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유아가 부모님과 분리되기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더 불안해하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으십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적응 기간이 끝나면 유아들은 유치원 등원을 즐기며 부모님과 헤어지는 것을 그다지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즐겁게 생활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히 신입 유아들의 경우, 부모님이 섣불리 불안과 걱정을 내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정적인 감정이 직·간접적인 메시지로 유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울면서 헤어지던 아이가 울지 않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녕하고 신나게 달려가는 모습에서 허전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녀가 성장한다는 것은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며, 자녀가 사랑하게 되는 대상이 친구, 선생님, 유치원 등 여러 개로 늘어난다는 것이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나누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자녀가 사랑을 줄 수 있는 마음이 성숙하게 커지는 것일 뿐, 여전히 자녀가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은 ‘부모’라는 것을 말입니다.
저는 유치원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실에서 교사와 유아가 함께 나누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권위에 휩싸인 가르침이나 훈육이 아니라, 교사의 제안에 유아가 동의하거나 오히려 유아가 더 나은 제안을 하는, 상호 교류를 통해 점점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교육 공동체, 우리 유치원은 이것을 교육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교사와 유아들이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재하면서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의 삶에 더 몰입하는 교육, 우리 아이들이 높고 휼륭하게 잘 자라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봄이 다가오는 이 아름다운 4월에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안장자
군산하랑유치원 이사장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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