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논의가 촉발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첫 논의 후 9년 만에 법안이 제정되는 셈이다.
정무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을 의결했다. 여야는 지난달 18일부터 총 8회 소위를 열고 굵직한 쟁점들에 대한 이견을 조율해 지난 14일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를 이뤘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해관계가 얽힌 경우 스스로 신고·회피,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직무상 미공개정보 활용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합의안은 법 적용 대상 고위공직자 범위를 확대해 국회의원, 공공기관 임원·정무직, 지방의회 의원 등도 포함시켰다. 이로써 법 적용을 받는 대상만 1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대상에 국회의원도 포함된다"며 "특히 국회의원은 고위공직자에 해당돼 일반공직자에 적용되는 규정들 외에도 민간부문에서의 업무활동 내역 제출, 가족 채용 제한, 수의계약 체결 제한 규정이 추가적으로 적용돼 일반 공직자에 비해 더 많은 의무를 부담한다"고 전했다.
다만 공공기관의 임시직이나 계약직 직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과잉규제 논란이 일었던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도 제외됐다.
이에 정무위는 "사립학교 임직원 및 언론인이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사학과 언론 자율성 존중을 위해 포함하지 않았다"며 국민권익위가 부처간 협조를 바탕으로 해당 분야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법 도입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LH 신도시 투기를 통한 부당 이익 환수를 위해 부진정 소급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헌법 기본원칙이 불소급의 원칙이다. 예외적 경우가 있지만 이 법은 공적 지위를 활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막는 일반 법"이라며 "일반법까지 소급을 인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소위 위원들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내부 정부 이용 금지 대상은 기존 정부안의 '직무상 비밀'에서 '미공개정보'로 확대하기로 했다. 퇴직 후 3년간 이 조항이 적용된다.
가족채용 제한 대상도 확대됐다. 공공기관에서 산하기관, 산하기관 투자 자회사까지 늘렸다. 다만 공개경쟁, 경령경쟁 채용을 거쳐 채용된 경우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기존 정부안에 없던 공직자 보유 및 매수에 관련된 조항도 신설됐다.
논란이 일었던 시가·처가 적용 여부는 사적이해관계자 신고, 직무 관련자 거래 신고, 가족 채용 제한, 수의계약 체결 제한 등의 사항마다 다르게 적용하기로 했다.
의결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