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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행정용어 외래어 표기 남발은 자제해야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1.04.22 17:53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우리 말 사용에 앞장서야 할 행정기관이 공문서와 보도 자료 작성에 외래어를 남발하고 있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뿌리 깊게 파고든 일본식 행정용어가 이제 영어 일색의 외래어로 바뀌는 셈인데, 행정 당국이 국적도 모호한 외래어를 거리낌 없이 쓰고 있다니 한심하고 걱정스럽달 밖에 달리 할 말이 안 나온다.
마치 외래어를 모르면 무식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쯤으로 간주하는 건방진 사고가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것으로 보여 장래 한국인의 정체성 훼손도 염려된다. 더구나 쓰이는 외래어들을 쳐다보면 상당수가 두세 개의 단어를 조합한 합성어들로 괄호 안에 각주를 달아 줘야 이해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은 물론 영어를 쓰는 서양사람도 처음 보는 단어들이 당당하게 문장의 중심에 박혀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더욱 많아진 것이 도청 신규 정책 자료들이라고 한다. 행정의 권위와 지적 우월감 과시를 위해 그 같은 알기 어려운 외래어를 많이 쓰는 거라는 비아냥이 쏟아지지만 쇠 귀에 경 읽기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전문 용어나 고유 명사 정도는 외래어 그대로 쓰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 기관 이름을 알파벳으로 바꾼다거나 추진 사업을 꼭 외래어로 표기하는 것은 도를 넘는 일이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K문화와 첨단기술을 더 우러르고 좋아하지 않는가. 그런데 행정기관이 불필요한 외국어나 신조어를 마구 사용하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행정관청 문서의 우리말 표기가 결코 지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님을 명심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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