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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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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털이 몸을 감싸고 태어나지만, 알몸인 인간은 몸을 보호하려고 대신 옷을 걸치게 되었고 이제는 멋과 예의 때문에 사람과 떨어질 수 없이 하나가 되었다. 요즘은 지갑과 가방은 빼놓고 나가도 되지만 정보와 돈 그리고 지혜의 산실인 핸드폰이 몸에서 떨어지면 사막 위에 고아가 된 셈이다. 핸드폰 없이는 자유인이 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핸드폰이 처음 나왔을 때 앞서가는 사람들의 멋이고 자랑이었다. 부흥 집회에 강사로 초대받은 목사님께서 (그 시절엔 오늘날처럼 생활의 집합체나 카톡이나 게임이 내장되어 있지도 않았고 보편화 되지도 않아서 벨이 울릴 일 없었다.) 단상에 올라가 기도할 시간에도 손에 들고 계셔서 어느 집사님이 거기에 왜 그렇게 집중하시느냐 물었고 강사님 대답인즉 이게 핸드폰이라 손에 들고 다닌다는 설명이었다.
오십 대 수석 장로님께서 로비에서 안내를 서시다 시간이 다 되면 들어오시는데 왼손에는 어김없이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그리고 대부분 성도들도 그와 유사하다. 나도 또한 뒷주머니에 진동으로 전환한 폰이 있다. 예배시간에는 필요 없다는 생각하지만 오갈 때 혹 필요할지 몰라 어김없이 챙기는 것이다.
폰 안에는 성경도 찬송가도 온갖 자료가 있어서 어찌 생각하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지만 예배는 전지전능하신 만유의 창조주 앞에 몸과 혼을 다하여 자복하고 그분께 경배하고 찬양하며 나와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는 시간이다. 예배는 우리의 심중까지 감찰하시는 불꽃같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시간이다. 바리사인의 기도나 스마트폰은 아닐 것이다. 가슴으로 무릎 꿇는 어린양을 찾으시는 시간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핸드폰이 없다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정담을 나눌 때 폰 대신 친구의 눈을 바라다보며 고개를 끄덕일 테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손주의 재롱을 볼 때 폰을 들이밀며 영상 촬영이나 사진 찍는 대신 마음으로 머리로 간직할 것이다. 보이스피싱이나 문자에 가슴 졸이는 일도 없겠지만 이미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다. 하루쯤은 일부러 슬쩍 두고 나와 4월이 지나가는 하늘을 만끽하고 초록으로 물 드는 산도 바라보며 여유를 즐겨야겠다.
/최정호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