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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양육 키워드는 ‘존중’이라는 단어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들을 대할 때 소유물처럼 대하지 말고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녀를 존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를 높여서 중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존중은 보통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약자가 강자를 대할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존중을 매개로 하는 관계는 기존의 사회적 관계와는 독립적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에 대해 존중을 표할 수도 있고 보호자이자 의사결정자인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존중이 강조되면서 부모님들은 아이를 존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존중은 간혹 훈육과의 사이에서 길을 잃기도 합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느라 자야 할 시간을 놓치거나 몸에 해로운 간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요. 심심해하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공공장소에서 뛰도록 내버려 두기도 하고 소란을 피워도 제지하지 않고 쳐다보기만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존중하는 것과 아이에게 쩔쩔매는 것 차이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사랑을 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엄마가 아이의 종처럼 보인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어떤 분들은, 부모의 사랑은 종 노릇을 해서라도 아이의 자신감이 커진다면 그것마저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대등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거나, 훈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는 규칙에 따라 하기 싫어도 해야 할 것이 있고, 하고 싶지만 참아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성숙한 어른과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하는 것들이지요.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요구를 다 들어주고 감정을 전부 표현하게 해주며 어떤 행동이든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인정하면서도 때에 따라 수용하거나 통제하여야 할 감정과 생각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이지요. 이는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나아가 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기초가 됩니다.
그러나 훈육과 존중의 갈림길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매 순간의 의사결정은 온전히 부모님의 몫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문제 상황에서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인정하고, “왜 그렇게 생각했니?”하고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존중이란, 결국 아이를 신뢰하고,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한 걸음부터 시작할 테니까요.
예를 들면 아이들이 음식점에서 뛰어 다닐 때 ‘저기 무섭게 생긴 주인 아저씨가 혼낼거야’라는 말보다, ‘뛰다가 뜨거운 음식과 부딪혀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자’ 혹은 ‘먼지가 많이 나서 우리 맛있는 밥에 내려앉는단다.’라는 말을 건네보는 게 어떨까요?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되시겠지만, 요즘 아이들, 우리들의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답니다!
/안장자
군산하랑유치원 이사장
교육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