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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눈] 낙타의 눈물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07.10 17:27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공자는 물질적으로 어려운 삶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 즐거움이 있다고 설說 하였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자본주의의 속성이라 치부하겠지만 오늘날 황금만능과 인명 경시 풍조는 거의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 부패와 타락, 경쟁만이 살길인 양 남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려 하는 사회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삶과 행복이란 가치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몇 년 전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동안이나 방치한 목사 아버지와 계모가 있었는가 하면, 갓 출산한 아들을 화장실 변기에 처박아 살해한 경우라든가 탯줄도 안 뗀 갓난아이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 숨지게 하는 등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사람이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최근 들어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거나 살해, 유기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는 시신까지 훼손해 3년 넘게 냉동 보관한 사건 등 사회 전반의 인명 경시 현상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던지며 경악하게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1년 간 경찰에 신고된 영아 유기 및 살해 사건은 1,500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지난 2020년에는 모바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36주 된 아이를 20만 원에 거래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일도 있었다. 이러한 범죄가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개인의 인성은 유전적인 기질도 있겠지만 사회 문화적 영향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우리의 사회화 과정이 황금만능과 경쟁적 문화 속에서 인격이나 품격을 갖추기보다는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며 인간 상실의 극단적 인성을 학습하지 않았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가 그렇고 정치가 그렇고 부모가 그렇고 사회 전반이 공정과 원칙이 존중되지 않고 반칙이 일반화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황금만능주의와 쾌락주의가 불러온 경쟁 지상주의로 인해 인간으로서는 차마 하지 못할 패륜과 인면수심의 범죄들이 하루가 멀게 터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낙타는 자기 새끼가 아니면 젖을 물리지 않는다고 한다. 불의의 사고로 어미를 잃은 새끼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마두금의 연주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젖을 주게 된다고 한다. 웬만해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인간에게 낙타의 눈물은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때론 인간이 짐승만도 못하다는 것을.

/이내빈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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