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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요일별 특집

[온고을 문학산책] 생각의 변화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08.10 18:14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육십 중반인 나는 디지털 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는 게 익숙하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상들을 볼 때면 가끔씩 놀랠 때가 있다. 새로운 것에 접할 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과연 미래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변해가는 현실에서 저만치 뒤에 서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니 아주 멀리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옛것에 익숙하고 좋아서인지 삶의 방식을 굳이 바꾸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왔다.
내 직업은 환경가전 제품을 관리 하는 서비스업이다. 나름 전문직이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20년이 넘었는데도 신제품이 출시돼 처음 접하게 되면 긴장을 하게 된다. 맞닥트리면 별 것 아닌데 말이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오래된 물건들은 나의 손때가 묻어있어 편해서 참 좋다. 그래서 쉽게 바꾸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사용하던 가스인지를 버리고 인덕션으로 교체를 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깔끔한 삶을 추구한다. 음식을 가게에서 사먹든 주문배달을 많이 한다. 사회생활에 바쁜 탓도 있겠지만 나이든 세대와는 달리 삶의 방법을 디지털화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일 게다. 휴대폰으로 순발력 있게 검색하고 주문을 한다. 시장으로 장을 보러가거나 힘들게 수고를 하지 않아도 짧은 시간 내에 배달이 된다. 아나로그 세대인 나는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기에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한다. 아무튼 새로운 것은 잘 적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주부들은 폐 건강이 좋지 않다는 뉴스가 가끔 나왔다. 매스컴을 통해 들어왔고 아는 내용이다. 이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 편하고 주방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깔끔하다. 진즉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불편을 느끼지 못해 미뤄왔다. 우리세대는 젊은 세대와 달리 순발력과 돈에 대한 효용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이제는 생각이 변해간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해 민감해진다. 건강문제에 신경이 쓰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다 잃는다고 하지 않던가.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나이를 훨씬 넘었다. 생활에 편리한 것은 사용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싫어진다. 가능하면 문명을 누리고 편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앞으로 세상이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른다고. 변하는 세상에 발을 맞추어 현명하게 알아 가야겠다.
인덕션을 설치하고 나니 주방 분위기가 환하게 달라져 신세대가 된 기분이다. 사용법도 어렵지 않았다. 괜스레 불편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무엇보다 새롭고 깔끔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집안 공기도 맑아진 것 같다. 바보처럼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살아왔다. 나이에 상관없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울 앞에 앉아서 바라보는 내 모습은 언제 이리 늙었는지 세월의 빠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희고 곱던 얼굴에 잔주름이 늘어만 간다. 이제 점점 자신감마저 떨어진다.
가스렌지를 처음 구입해서 사용하며 편리함에 놀라서 주방의 혁신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차츰 주방에서 사라지고 있다. 다음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오게 될지 모르겠다. 우리가 사용하는 주방의 연료가 많이 발전해 왔다. 변해가는 세상에 발을 맞추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지금껏 많은 일에 도전하고 살아왔듯이 생활방식도 새로운 것을 찾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며 살리라. 삶의 목적은 다양한 경험을 즐기고 거기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성려
전주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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